나로호, 한국 IT 기술 우수성 알렸다… 나로호 발사 성공 후 발사통제동 IT 기술 첫 공개

입력 2013-03-10 19:15 수정 2013-03-10 23:46

2009년 8월 25일 1차 시도 실패. 2010년 6월 10일 2차 시도 실패. 그리고 2013년 1월 30일.

국내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우주에 맞닿은 순간 대한민국은 환호했다. 나로호 성공은 한국 과학의 진보를 의미했다. 우주를 가른 나로호의 1단 발사체는 러시아가 만들었지만 2단 발사체는 우리 힘으로 만든 나로과학위성이었다. 그리고 나로호 발사의 성공엔 또 다른 우리만의 숨은 기술이 있었다.

지난 8일 찾은 전남 고흥 나로우주과학센터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국내 언론에 발사통제동의 IT 기술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발사대에서 직경 1.8㎞ 떨어진 해발 110m 고도에 위치한 발사통제동은 나로호 발사에 관련된 운용작업을 총괄·지휘하는 곳으로 마지막 발사 명령을 내린 곳이었다.

발사통제동의 시스템은 총 8개. 비행정보중앙처리시스템(CDPS), 원격수신자료 전시 시스템(EDS), 비행정보 전시 시스템(MEDS), 미션정보 분배 시스템(MDDS), 비행정보 시뮬레이션 시스템(STS), 표준시각 분배망 제어 시스템(TCS) 등은 86대의 서버를 통해 180여개의 정보를 추적하는 역할을 맡았다. 항우연은 지난 2004년 12월부터 2007년 3월까지 SK C&C, 탑엔지니어링 등 우리나라 IT서비스, 장비업체와 시스템을 구축했다.

발사통제시스템 실무를 총괄한 항우연 나로우주센터 기술관리팀 최용태 책임연구원은 “발사체가 무엇이냐에 따라 요구하는 처리능력도 다르고 IT 시스템도 틀려 한국형 시스템을 자체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IT 시스템의 진가는 나로호 발사 48시간 전부터 발휘됐다. 발사체 기립과 지상장비와의 연결작업 등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나 IT 시스템에 의존해 정확성을 높여야 할 모든 업무의 자료 처리와 분석 임무를 발사통제 시스템이 맡았다. 첨단 과학의 집약체인 만큼 철통 방어에도 신경 썼다. 해킹에 대비해 데이터 통신망은 기능과 역할에 따라 분리했다. 특히 발사 통제와 시설을 감시하는 통신망은 외부 접근을 폐쇄했고 통신도 유선으로만 가능하도록 했다.

항우연은 한국형 발사체 개발과 함께 한국형 IT 시스템을 규격화해 우주 개발을 시도하는 다른 나라에 수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은정 선임행정원은 “한국형 발사체는 나로호보다 더 커지기 때문에 처리해야 할 데이터양도 많아지고 인터페이스도 달라지지만 노하우가 쌓였기 때문에 시간은 많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흥=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