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원산지 위반 집중단속… 농식품부, 삼겹살 공급 절대 부족에 원산지 속이기 기승

입력 2013-03-10 19:15

농림수산식품부는 1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돼지고기 원산지 속여 팔기를 집중 단속한다고 10일 밝혔다. 돼지고기는 원산지 허위 표시가 가장 많은 품목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단속결과 2011년과 2012년 연속 최악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이번 특별 단속은 돼지값 폭락에 따른 조치다.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입산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됐기 때문에 업자들이 수입산을 국내산으로 속여 팔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2012년 중반까지만 해도 2010년 하반기에 발생한 구제역 영향으로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었기 때문에 값싼 수입 돼지고기를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경우가 많았다. 국내산 가격이 높든 낮든 상관없이 돼지고기의 원산지 속이기가 항상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국내 소비자들의 삼겹살 편중에서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삼겹살의 블랙홀’이라고 불릴 정도로 세계 삼겹살 시장의 큰손으로 통한다. 삼겹살 국내 생산량이 수요에 못 미쳐 수입에 의존하다보니 2011년 기준 국내 시장에 공급된 27만3000t 중 수입산이 15만3000t이나 됐다.

돼지 가격은 폭락했지만 국내산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킬 국내산 삼겹살 물량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다. 일선 유통업자들은 국내 돼지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수입산을 국내산으로 속여 팔면 짭짤한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돼지고기가 쇠고기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덜 까다롭게 반응한다는 점도 돼지고기 원산지 속이기가 기승을 부리는 원인으로 꼽힌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