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소싸움, 8경기 동안 10만명이 찾았다… 레저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

입력 2013-03-10 18:50


경북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소싸움경기장 내 원형모래판에서 10일 오후 3시30분 2013년 시즌경기가 펼쳐졌다. 체중 701∼800㎏의 싸움소들이 겨루는 을종 경기에서 ‘태풍’과 ‘뿔짱’이 맞붙었다.

‘목 감아 돌리기’가 주특기인 ‘태풍’과 ‘뿔걸이’가 주특기인 ‘뿔짱’의 대결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관심이 집중됐다. 겨우내 훈련으로 다진 군더더기 없는 근육질의 육중한 몸매와 날카롭게 선 뿔을 가진 두 마리 싸움소는 30분간의 혈투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관람객들은 경기 내내 손에 땀을 쥔 채 숨을 죽이며 공방을 지켜봤다.

청도 소싸움경기가 레저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전국에서 관람객들이 몰려드는 상황이다.

청도공영사업공사는 지난달 16일 올 시즌 경기가 시작된 이후 이날까지 8경기 동안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이 10만명을 넘어섰다고 이날 밝혔다. 특히 지난 2, 3일 3만5000여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넓은 주차장과 경기장이 차량과 관람객들로 빽빽이 들어찼다.

올 들어 주말경기마다 이곳을 찾는다는 김연우(50·경산시 중방동)씨는 “한 경기당 1만∼3만원 정도 금액을 베팅한다”며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간다”고 말했다.

경기장 옆 경산∼청도 간 4차선 국도가 일부 개통됐지만 경기장부터 인근 와인터널까지 5㎞ 구간은 관람객들의 차량으로 마비될 정도였다. 하지만 인근 식당 상인들은 넘쳐 나는 손님들로 싱글벙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상인 강창규(56)씨는 “관람객들이 싸움소들의 멋진 모습을 즐길 수 있도록 편의 제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도 소싸움경기는 오는 12월 22일까지 매주 토·일요일마다 10경기씩 모두 900경기가 열린다. 체급별 최강의 싸움소를 가리는 왕중왕전은 11월 23일부터 5주간 진행된다.

개장 3년째인 청도 소싸움경기장은 올해 손익분기점 달성 여부가 최대 관심거리다. 2011년 9월 개장돼 지난해까지 관람객 42만여명이 찾아 매출 132억원을 올렸다.

박충배 청도공영사업공사 사장은 “올해를 손익분기점 원년으로 정하고 홍보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냉난방 시설을 갖춘 1000석 규모의 관람석 증축과 주변도로 정비 등 고객편의시설을 대폭 강화했다”고 말했다.

청도=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