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통령’ ‘삼포시대’… 무슨 뜻일까
입력 2013-03-10 18:48
‘트통령’ ‘등골백팩’ ‘대전동 아빠’.
이게 다 뭘까? 낯설지만 국립국어원(원장 민현식)이 최근 펴낸 ‘2012년 신어 기초 자료’ 보고서에 나오는 신조어다. ‘트통령’은 트위터상에서 대통령처럼 큰 인기가 있는 사람을 말한다. 인터넷, 스마트폰의 발달과 함께 나온 디지털 신조어다. ‘스마트폰 계급’(스마트폰의 기종을 성능에 따라 나눈 계급), ‘SNS피로증후군’(SNS의 과다한 이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로감), ‘디지털 단식’(디지털 매체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일) 등이 이에 속한다.
‘등골 백팩’(부모에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될 만큼 비싼 책가방), ‘대전동 아빠’(자식 교육을 위해 서울 대치동에 전세를 얻는 아빠) 등은 지나친 교육열을 반영한다. ‘손주병’(맞벌이하는 자녀를 대신해 조부모가 손주를 돌봐주며 생기는 건강상 문제점), ‘런치 투어족’(점심시간에 식사하지 않고 운동 등 개인적 볼일을 보는 직장인), ‘찰러리맨’(취업 후에도 부모에게 심적·물질적으로 기대어 사는 사람) 등도 눈길을 끈다.
취업·구직난, 경제난이 만들어낸 신조어도 많다. ‘삼포시대(三抛時代)’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시대를 뜻한다. ‘알바추노’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아무 말도 없이 연락을 안 하거나 도망가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단어에 ‘∼남/∼녀’를 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신조어는 무수히 많다. ‘가싶남’(가지고 싶을 정도로 매력이 있거나 잘생긴 남성), ‘능청남’(능력 있고 청소도 잘하는 남성) ‘운도남/운도녀’(운동화를 신고 출퇴근하는 도시 남녀) 등이 있다.
이번에 발표된 신조어는 국립국어원이 2011년 7월 1일부터 2012년 6월 30일까지 한 해 동안 일간지와 인터넷 매체 등 139개 매체에서 사용한 단어를 정리한 것이다. 일부는 10월 공개될 온라인 개방형 한국어 지식 대사전인 ‘우리말샘’에 실린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