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몇달간 남북 군사충돌 가능성 매우 높다

입력 2013-03-10 18:48

앞으로 수개월간 남북간 소규모 군사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especially high)’고 정평 있는 국제 전략정보업체인 스트랫포가 8일(현지시간) 밝혔다.

‘북한의 긴장고조 욕구(North Korea’s Appetite for Escalation)’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스트랫포는 김정은이 이끄는 북한은 2000년 이후 한반도에서 ‘정상(normal)’이 된 상대적인 평화를 이제 끊임없는 군사적 마찰 상태로 전환시키려 한다고 분석했다. 정전협정과 불가침협약 파기 위협을 통해 북한이 공개적으로 ‘남북 적대 상태’ 복귀를 선언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정전협정의 재협상과 미국의 공식적인 국가 인정을 요구해온 북한이 현상유지(status quo)로 일관하려는 미국과 우방국들에 강력한 두려움을 안겨줘 그것이 통하지 않음을 깨닫게 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보고서는 두려움을 주는 방안이 꼭 전쟁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우선 북한 함정의 서해 NLL(북방한계선) 침범, 잠수함의 남한 해역 침투, 한국군 초소 공격, 잠수정을 이용한 소규모 병력 침투 등이 가능한 도발 행위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1960·70년대식 대남 적대행위 재현과 국경 충돌은 한국 경제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투자자들의 한국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스트랫포는 북한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려는 계획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런 도발 행위를 넘어 국지전을 일으켜 협상을 관철시키려 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빌 리처드슨 전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도 9일 북한 내에서 대미 적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월 북한을 방문했던 리처드슨은 미 인터넷매체 ‘살롱닷컴(salon.com)’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잇단 도발 위협이 전형적 허세로 보이지만 그 강도는 지금까지 본 것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이어서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월스트리저널(WSJ)은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3차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지난 9월 북한과 이란 간에 체결된 과학협력협정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협정은 2002년 북한과 시리아가 체결한 과학협정 문구와 흡사한데 북한은 이후 시리아에 핵 기술을 이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관리들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거행된 협정 조인식에 이란 원자력기구(AEOI) 대표인 페레이둔 압바시 다바니가 참석한 데 주목하고 있다. 압바시 다바니는 핵무기 개발 연루 혐의로 유엔 제재 리스트에 올랐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