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말 도발할까… 치고 빠지기식 기습 가능성, 실익없어 엄포로 끝날수도

입력 2013-03-10 18:16 수정 2013-03-10 22:53

북한의 위협 수위가 고조되고 무력시위까지 예정되면서 지금까지의 수사(修辭)가 실제 도발로 옮겨질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10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조국 통일 성전의 포성이 울리면 미국과 남조선 괴뢰들 소굴은 삽시에 불바다로 화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대내용인 조선중앙방송은 “김일성종합대 학생들이 미국 등 적대세력의 침략전쟁책동을 짓뭉갤 의지를 가다듬고 있다”며 전쟁분위기를 잔뜩 고조시켰다.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도 우리 측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이 북한 핵공격시 김정은 정권이 소멸할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괴뢰 호전광이 무엄하게도 존엄 높은 정권을 어째 보려 한 대가가 얼마나 참혹한 것인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11∼12일 사이에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육·해·공군, 특수전부대 등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가급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같은 날 시작되는 한·미 합동 키 리졸브 연습에 대한 맞불작전인 셈이다. KN-02 등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동·서해상에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 같은 ‘저강도’ 도발뿐 아니라 ‘치고 빠지는 식’의 직접 군사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고 본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말의 압박이 먹히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군사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전협정 상 중무장 화기 배치가 금지된 비무장지대(DMZ)에 중화기 반입을 시도하며 정전협정 폐기 주장을 실행에 옮길 것으로도 예측된다. 실제 북한은 1996년 정전협정 백지화를 주장한 뒤 중화기와 중무장 병력을 세 차례 DMZ에 배치했다 철수시킨 적이 있다. 연평도와 백령도 등 서해 5도에 대한 기습점령 시도도 우려된다. 북한은 황해도 고암포 공기부양정 기지를 완공해 언제든지 기습 점령에 나설 수 있는 상태다. AN-2기를 타고 특수전부대원들이 김포 등지에 잠입하거나 천안함 폭침 과 같은 잠수정 기습공격도 거론된다.

북한의 위협 목적이 미국과의 대화와 한국 대북정책 변화인 만큼, 우리 정부를 향한 위협이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면 국민여론을 불안하게 하는 전략으로 나올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럴 경우 군사도발을 선택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반대로 한·미 양국의 대규모 전력이 한반도에 동원돼 훈련이 실시되는 3월말까지는 군사도발을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자칫 엄청난 보복 응징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북한이 무력도발을 통해 얻을 소득이 뭐냐에 따라 실행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