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산불 잇따라… 민가 80가구 불타

입력 2013-03-10 18:05 수정 2013-03-11 09:52

주말과 휴일 따뜻한 날씨 속에 전국에서 28건의 크고 작은 산불이 나 산림 122㏊가 피해를 입었다. 강풍 등으로 산불은 주택가까지 덮쳐 민가 80여채가 불타고 30여명의 사상자와 15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경북 포항시 용흥동 탑산에서 지난 9일 오후 3시38분 산불이 발생해 아파트와 단독주택 58가구, 산림 5㏊를 태운 뒤 17시간 만인 10일 오전 8시30분쯤 진화됐다. 이 불로 북구 우현동 안모(79)씨가 숨지고, 주민 14명이 가벼운 화상과 타박상 등을 입었다. 이재민도 47가구 118명이 발생했다. 진화장비 부족과 초속 11m의 강풍 등으로 조기 진화에 실패해 피해가 컸다.

경찰과 산림 당국은 산 아래에서 친구 2명과 함께 놀다가 일회용 라이터로 나뭇잎에 불을 지른 혐의로 중학생 A군(12)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포항시 연일읍에서도 비슷한 시각 산불이 나 산림 3㏊를 태우고 이날 오전 7시쯤 진화됐다. 불은 주민이 벌통을 불로 소독하다 불씨가 산으로 옮겨 붙어 일어났다.

울산 울주군 상북면 향산리 일원에서도 9일 오후 8시31분 산불이 발생, 강한 바람을 타고 언양읍 송대리 인근까지 6㎞가량 번졌다. 이 불로 산림 50㏊가 불탔고 가옥 22채, 축사 등 건물 23동이 피해를 입었다. 또 주민 서모(59)씨가 대피하다 골절상을 입는 등 3명이 다쳤고, 가축 1351마리가 죽었다. 7개 마을 주민 1890여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공무원 주민 등 4445명과 헬기 26대, 차량 37대 등을 투입해 19시간 만인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진화를 마무리했다.

경북 봉화군 재산면 현동리 야산에서도 9일 오후 3시41분 담뱃불로 인한 산불이 발생해 임야 15㏊를 태우고 이날 오전 10시10분쯤 진화됐다. 전남 영암군 신북면 이천리에서는 오후 3시30분쯤 밭두렁을 태우다 산불로 번져 산림 0.3㏊를 태운 뒤 오후 5시20분쯤 꺼졌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산불이 발생한 포항시 용흥동과 울주군 상북면에 긴급구호 및 응급복구에 필요한 20억원의 특별교부세를 긴급 지원했다. 또 산불 피해 주민들에게 지방세 징수 유예 또는 감면 조치를 각 시·도에 통보했다.

포항·울산=김재산 조원일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