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새 ‘23.8도 여름’→ ‘5도 겨울’… 변덕쟁이 봄 날씨 왜?

입력 2013-03-10 18:03 수정 2013-03-10 21:49

낮 최고기온이 하루 사이에 20도가량 오르내리는 롤러코스터 기후가 펼쳐졌다.

지난 9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23.8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 대부분의 기온이 20도 이상까지 치솟았다. 이는 평년 5월 중순의 기온이다. 반면 하루가 지난 10일에는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의 기온이 평년 2월 중순 수준인 최저기온 0도, 낮 기온은 5도 안팎에 머물렀다. 하루 사이 기온이 한 계절을 넘나든 셈이다.

이는 우리나라 주변 기류가 하루 만에 급변한 탓이다. 우선 9일 기온이 오른 것은 중국의 대륙성고기압에서 떨어져나와 일본 남쪽 바다에 중심을 둔 이동성고기압과 중국 북부 지방 쪽에서 내려온 저기압이 부딪혔기 때문이다. 고기압은 시계 방향, 저기압은 반대 방향으로 바람이 부는 탓에 우리나라에는 강한 남서풍 기류가 형성되면서 두 기압 사이로 ‘바람길’이 만들어졌다. 이 길로 30도에 육박하는 중국 남부지방의 따뜻한 바람이 유입됐다. 여기에 구름이 거의 없는 맑은 날씨 때문에 일사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기온이 더 올랐다. 9일 서울 등 7개 주요 도시에서 3월 기상관측 사상 10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10일에는 밤새 대륙고기압이 우리나라 쪽으로 확장하면서 찬 공기를 내뿜어 기온이 급락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늦겨울부터 초봄 사이에는 약해진 중국의 대륙고기압에서 이동성고기압이 떨어져나와 남쪽에 위치하는 경우가 잦다. 이어 중국 북부에서 내려온 저기압과 부딪히면서 기압골 통로가 생겨 남풍을 부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지난달 28일에도 기압이 이런 식으로 배치되면서 서울의 최고기온이 평년 4월 초순에 해당하는 13.8도까지 올랐다. 10일 기온을 떨어뜨린 대륙고기압의 확장은 봄철 꽃샘추위가 올 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추운 날씨가 12일 아침까지 이어지겠다”며 “12일 이후에는 당분간 전국의 최저기온은 영하 3도, 최고기온은 14도로 평년 기온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겠다”고 전망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