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수거장은 텃밭” 그녀는 왜 짠순이가 되었나… KBS1 ‘인간극장’
입력 2013-03-10 17:17
인간극장(KBS1·11일 오전 7시50분)
2011년 개봉한 송중기 한예슬 주연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는 짠순이 구홍실(한예슬)을 중심으로 한 로맨스 장르. 구홍실의 주특기는 쓰레기통 뒤져 재활용 물건 찾기. 별명은 ‘병 줍는 구세주’이다.
서울 상계동에 사는 주부 송경희(33)씨도 구홍실 못잖다. 매주 목요일 아파트 재활용품 수거일이면 어김없이 재활용품을 뒤져 필요한 물건을 찾아 쓴다. 송씨는 “재활용 수거장은 텃밭이오, 쿠폰은 열매다”라고 말한다. 아파트 경비 아저씨들 사이에 ‘짠순이 새댁’으로 통하는 결혼 2년차.
그녀의 남편 김옥정(34)씨는 119 구급대원이다. 그는 요즘 사무실에 새로 커피상자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달려가 상자에 붙은 쿠폰을 챙긴다. 나름 열심히 하는 ‘짠돌이’지만 아내의 눈에는 ‘수련생’에 지나지 않다.
그는 이날 아침, 머리를 감고 드라이기를 썼다가 아내로부터 핀잔맞았다. 며칠 전엔 TV 잠깐 보고 전기 코드를 뽑지 않아 경고를 받았다. “전기 코드는 뽑으라고 있는 것”이라는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들 집의 한 달 전기세는 겨우 1만2000원이다. 특히 김씨는 결혼 전 300만원짜리 자전거로 라이딩을 즐길 정도로 자전거마니아였으나 결혼 후 중고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한 달 용돈은 15만원.
송씨가 ‘짠순이 고수’가 된 것은 부모의 사업 실패로 빈 병을 주어 팔아 간식을 사먹던 어린 시절의 영향 때문이다. 두 돌 지난 딸에게 당당한 부모가 되고 싶은 이유도 있다. 한데 이 부부에겐 남미 과테말라와 동남아 방글라데시에 각기 ‘아들’이 있다. 3년째 빈곤 아동을 돕고 있는 것. 두 아들의 편지를 받은 부부는…. 15일까지 이어지는 5부작.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