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무관 대북 인도적 지원은 계속돼야”… 사순절 기간 ‘북 어린이돕기’ 팔 걷은 NGO단체들
입력 2013-03-10 17:11
최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의 5세 미만 어린이 중 28%가 발육장애이며 15%는 체중미달이라고 전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은 영양불량 고위험 국가군에 속해 있으며 영양실조에 따른 설사·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하는 어린이가 적지 않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 가운데 국내 기독 NGO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묵상하는 사순절 기간(2월 13일∼3월 30일) 동안 정치적 상황과 관련이 없는 북한어린이를 돕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일보와 국제사랑재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순절 기간 ‘북한결식어린이 한 생명 살리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사랑재단은 “북한은 3차 핵실험을 강행해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되고 외부의 식량 지원도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북한의 힘없는 어린이와 노인들은 더욱 굶주림에 시달리게 될 것을 우려해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캠페인이 시작된 후부터 지난 3일 현재, 1487만4310원이 국제사랑재단으로 답지했다. 1193명이 자동응답전화(ARS)로 참여했고, 서울 신생교회가 개최한 ‘북한결식어린이 한 생명 살리기 동참예배’에 참석한 노숙인 300여명이 60만810원을 보내오기도 했다. 이들은 “북한의 결식아동들이 추운 겨울에 먹지 못하고, 내의도 입지 못한 채 추운 방에 쓰러져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주머니 속 동전들을 털어낸 것”이라고 전했다. 또 국민일보 보도를 접한 한 독자는 무명으로 300만원을 후원했고, 서울 관철동에 위치한 카페 솔트의 직원들은 185만원을 전했다. 국제사랑재단은 ARS 한 통화 2000원이면 북한어린이 한 명이 15일 동안 찐빵 한 개씩을 먹을 수 있다며 많은 성도들의 참여를 기다린다고 밝혔다(ARS 060-300-0022, 문의 02-744-7607).
기아대책 대북지원법인 (재)섬김은 부활절을 맞아 북한어린이들에게 영양식을 지원하기 위한 ‘기적을 낳는 닭알 캠페인’(포스터)을 시작했다. 기아대책은 북한 내 고아원, 유치원, 소학교 어린이 약 3만명에게 북한어린이의 영양상태에 알맞게 제조된 ‘영양가루’를 전할 계획이다.
기아대책은 2009년부터 4년 동안 부활절 캠페인을 통해 북한 내 가장 식량이 부족한 지역 중 하나인 함경북도 어린이 6만1600명을 대상으로 영양식(3억1700만원 상당)을 지원해 왔다. 기아대책이 파견한 기아봉사단은 영양식이 지원된 함경북도 어린이의 건강상태가 타 지역에 비해 높다고 전하고 있다. 기아대책 부회장 최부수 목사는 “올해는 특별히 북한어린이 영양상태를 고려, 국내 영양전문가의 자문을 통해 실질적으로 성장에 필요한 영양가루를 개발했다”며 “기아봉사단이 제조 및 전달과정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기아대책은 1만원이면 북한어린이 1명을 1개월 동안, 10만원이면 북한어린이 20명을 1개월 동안, 100만원이면 고아원을 1개월 동안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문의 02-2085-8123).
기장 총회 산하 한기장복지재단은 이번 사순절 금식기간 동안 ‘북한어린이 돕기 모금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복지재단은 교단 소속 교회에 모금 저금통을 발송하고 금식기간 북한어린이들을 위한 기도와 헌금을 모으고 있다. 복지재단은 지난 2005년에 북한에 연탄보내기 운동을 전개해 연탄 5만장을 보낸 바 있다(저금통 신청 전화 070-8275-5830).
사순절 기간 동안 작은 나눔을 실천해보자. 친구들과 점심 한 끼의 돈으로 굶주림에 허덕이는 북한어린이 한 명이 한 달 동안 버틸 수 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평화의 길로 나아갈 때, 슬픔도 울부짖음도 고통도 없는 새 하늘 새 땅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북한어린이를 돕는 손길이 자선을 넘어 생명을 살리는 운동으로 이어지길 소망해본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