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이후] 美 “동북아 위험 상황… 한·일 핵우산 확인”

입력 2013-03-08 18:41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위원장 로버트 메넨데즈) 주최로 7일(현지시간) 열린 대북 정책 청문회에는 북 핵실험으로 촉발된 최근 한반도와 동북아 상황에 대한 우려와 위기감이 강하게 묻어났다. 북한에 대한 강경제재 불가피론이 우세했지만 대북정책 성과가 미흡한 데 대한 좌절감과 함께 추가 제재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도 표출됐다.

증인으로 출석한 조지프 디트라니 전 국가정보원(DNI) 산하 국가비확산센터 소장은 “북한이 우라늄을 핵물질로 이용한 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해 역내 불안정이 높아졌다”며 “동북아가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로버트 조지프 전 국무부 차관은 “미국이 ‘북한 문제’ 해결에 실패한다면 일본과 한국이 자체 핵 무장을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북한의 잇단 도발 위협에 불안해하는 한국과 일본에 대한 핵우산 제공 약속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과 일본에 대해 핵우산, 재래식 전력, 미사일방어(MD) 등을 통해 최고 수준의 대북 억지력을 확인해 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무엇보다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모든 핵무기 폐기를 약속했던 ‘9·19 공동성명’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데이비스는 또 “미국은 북한이 나쁜 짓을 하지 않고 협상으로 돌아오는 것만으로 보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남북관계와 북한 인권상황이 지속적으로 나아지지 않는 한 북·미 관계의 근본적인 개선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왔다”고 설명해 당장은 북한과 협상에 나설 의사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도 “대화와 압박이라는 오바마 행정부의 ‘이중트랙(dual-track) 전략’은 초당적인 인식을 반영한다”며 대화 여지도 열어 놓았다.

데이비스의 전임자인 스티븐 보즈워스 전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청문회에서 미국과 북한이 다시 대화를 위해 마주앉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즈워스 전 대표는 “개인적으로는 우리(미국)가 어느 시점에서는 북한과의 대화 노력에 다시 나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왜냐하면 다른 대안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