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의 덫, 2년간 548차례 투약… 중독 40대 中企 대표 구속
입력 2013-03-08 18:36
최근 인기 연예인들이 오·남용해 물의를 빚은 수면유도제인 프로포폴(속칭 우유주사) 등을 2년간 548차례나 투약한 40대 중소기업 대표가 구속됐다.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정모(46)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경남에서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정씨는 2011년 2월부터 지난 1월까지 서울 부산 김해 광주 대구 등 전국 310개 병·의원을 돌며 수면 위내시경 검사를 요구하는 방법으로 프로포폴을 456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프로포폴과 비슷한 향정신성 의약품인 미다졸람을 92차례 투약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씨는 프로포폴에 중독돼 하루에 많게는 7개 병원을 돌며 주사를 맞은 적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정씨가 본인 이름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계속 받을 경우 수사기관에 적발될까 두려워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의 직원과 가족, 거래처 직원, 입사지원 신청자 등 10명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했다고 밝혔다. 또 지갑을 차에 두고 왔다고 속이거나 병·의원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달아나는 방법으로 모두 94차례에 걸쳐 490만원의 진료비를 내지 않은 사실도 밝혀냈다.
경찰은 “정씨가 2011년 1월 위궤양 증세로 병원에서 수차례 위내시경 검사를 받으면서 프로포폴에 중독돼 상습 투약의 덫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프로포폴에 중독돼 내 의지대로 끊을 수 없는 상태가 됐다”며 “경찰이 나를 잡아 어떻게 해 주었으면 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