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체제작가 루하이타오 美망명… 중국·대만 주재 美공관 개입, 3개국 외교문제로 비화 가능성
입력 2013-03-08 18:09
중국 반체제 작가 루하이타오(盧海濤·38)가 아내와 함께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미국으로 망명했다. 루 부부의 미국 망명은 지난해 11월 중국 권력이 교체된 제18차 당대회 뒤 처음 있는 일이다.
루 부부는 망명 과정에서 중국 주재 미국 대사관과 대만 주재 미국 대표부의 도움을 받았다. 이에 따라 중국과 미국뿐 아니라 대만까지 포함한 당사국 간 외교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의 소리(VOA)방송은 루하이타오·양란(楊蘭) 부부가 지난해 12월 3일 타이베이 여행 중 대만 주재 미국 대표부로 정치적 망명을 한 뒤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고 8일 보도했다.
루하이타오와 긴밀한 사이로 양회 기간 중 연금 상태에 있는 인권운동가 후자(胡佳)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루하이타오와는 오늘도 전화통화를 했다”며 “현재 한적한 워싱턴 근교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후자는 또 “루하이타오가 타이베이 여행 중 스밍더(施明德) 등 대만의 사회 활동가들을 만난 뒤 미국 망명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루하이타오는 1975년 3월 8일생으로 공교롭게도 오늘이 그의 생일”이라며 “루하이타오는 대만으로 가기 전 베이징 우리 집으로 두 차례 찾아왔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은 7일 루 부부가 미국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17일 18차 당대회가 끝난 뒤 대만 여행을 떠난 루하이타오 부부는 당초 12월 1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루하이타오는 장·단편 소설 여러 권을 냈으며 부인은 중국에 진출한 독일 기업에서 일하고 있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