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 수위 높이는 北] 北 “핵탄두 장착한 ICBM 발사 대기” 노골적 협박
입력 2013-03-08 17:54
북한이 한반도 긴장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북한은 8일 핵 위협의 구체적 방법으로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준비가 돼 있다고 위협했다.
인민군 상장(우리의 중장) 강표영이 “조국통일대전의 출발진지를 차지한 인민군 장병들은 방아쇠에 손을 걸고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미 타격목표를 확정한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을 비롯한 각종 미사일들은 경량화, 소형화되고 다종화된 핵탄두들을 장착하고 대기상태에 있다”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강표영은 인민무력부 부부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이어 “누르면 발사되게 되여 있고 퍼부으면 미 제국주의의 아성이며 악의 본거지인 워싱턴은 물론 그 추종세력들의 소굴까지도 불바다로 타번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 발언은 전날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지지하는 평양시 군민대회의 군 장성 대표 연설에서 나왔다.
북한군이 이같이 ICBM의 준비를 직접 언급함에 따라 앞으로 미국을 위협하기 위해 ICBM을 실제 시험 발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군도 평소와 다른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 황해도에 있는 4군단 예하 포병부대는 남한의 수도권을 겨냥한 모의사격훈련을 최근 급격히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서해안 북한 해안포 상당수가 진지 밖으로 나와 포문이 계속 열려 있다”면서 “진지 내에서 병력의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해군 함정을 공격할 수 있는 어뢰 2기를 탑재한 ‘대동-2급’ 반잠수정 3∼4척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기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길이 17m, 높이 2.2m, 무게 5∼11.5t에 달하는 대동-2급은 해수면에 반쯤 가라앉은 상태로 고속 기동하기 때문에 레이더로 포착하기 쉽지 않다.
북한은 지난달 12일 3차 핵실험 직후부터 점진적으로 위협수위를 높여 왔다. 핵실험 직후 “2, 3차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뒤 지난 5일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으로 정전협정의 백지화를 선언하면서 ‘강력한 실제적인 2차, 3차 대응조치’를 경고했다. 전날 외무성 성명에서는 ‘핵 선제 공격권’을 언급했다.
정부 당국자는 “핵실험 이후 대미 유화책이 먹혀들지 않자 북한이 강경하게 나가고 있다”며 “당분간 긴장을 고조시키는 벼랑 끝 전술을 펼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