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용 한예종 교수, 전통·서양 경계 뛰어넘는 새로운 음악 창작… 한국 현대음악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
입력 2013-03-07 20:58
한국 현대음악을 세계에 알리는 데 힘쓴 작곡가 이건용(66·사진)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교수가 7일 오후 서울 서초동 한예종 캠퍼스 크누아홀에서 정년 퇴임식을 가졌다. 이 교수는 이날 오전 11시 마지막 강의를 했다. 퇴임식에서 청조근정훈장을 받은 그는 향후 서울시립오페라단을 이끌면서 한예종 명예교수로 활동할 계획이다.
평안남도 대동군에서 태어난 그는 목사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찬송가 등 음악을 어릴 적부터 접했다. 12세 때 작곡에 입문한 그는 서울대 음대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음대에서 공부하고 서울대 교수를 거쳐 1992년부터 한예종에서 작곡을 가르쳐 왔다.
전통 음악과 서양 음악의 경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창작음악 어법을 개발하고, 성악 기악 국악관현악곡 등 폭넓은 영역에서 창작음악을 발표하며 한국 음악 발전에 기여했다. 한예종에서 교학처장, 음악원장, 제4대 총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하며 학교 발전에도 공헌했다. 1998년 금호문화상 음악상, 2007년 보관문화훈장을 받았으며, 2012년 7월부터 서울시립오페라단장을 맡고 있다.
이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20년 동안 제자들과 함께한 시간이 아스라하다”며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한 한 학생이 ‘사회의 불의를 좌시하면서 하는 공부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질문했을 때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 그 학생이 학위를 마치고 교수직까지 얻었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1월 강원도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서 김유정의 원작소설 ‘봄봄’을 토종 오페라 무대에 올려 화제를 모은 이 교수는 오페라 ‘수난곡’, 관현악곡 ‘4월을 위한 서곡’ 등 수많은 작품을 작곡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