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저출산·고령사회 여성활용정책 절실하다
입력 2013-03-07 19:47 수정 2013-03-07 19:57
여풍(女風)시대를 실감케 한다. 해마다 고시 합격자 중 여성 비율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외무고시는 이미 절반 이상이 여성이다. 통계청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2.9%로 남성(62.6%)을 처음 앞질렀다. 그런데 3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56.0%로 93.3%를 기록한 남성에 크게 못 미쳤다. 여풍시대의 실체는 그만큼 취약하다는 의미다.
경제활동참가율이란 생산가능인구 중 경제활동종사자 비율이다. 2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자는 늘어나고 있는데 30대에서는 그에 못미치는 것은 출산 등으로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는 뜻이다. 여성은 대학진학률에서 2009년 82.4%로 81.6%의 남성을 앞섰지만 출산·육아의 벽은 아직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 흐름은 20대에 급증했다 30대 들어 감소, 40·50대에 다시 급증했다가 이후 감소하는 ‘M커브’다. 서구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흐름이 연령별로 큰 차이 없이 꾸준히 높아서 마치 ‘U자’를 뒤집어 놓은 커브를 그리는 것과 크게 대비된다.
M커브의 여파는 비단 당사자인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단 전업주부가 된 이후 자녀가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 경제활동 재개를 꾀해보지만 이미 그때는 재취업 자체가 쉽지 않고 경력단절 문제가 발생해 전문성을 발휘하기도 어렵다. 이는 사회적으로도 적잖은 손실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지경인데 M커브 현상이 행여 여성들의 혼인·출산 기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 M커브를 ‘뒤집어놓은 U자 커브’로 바꿀 수 있는 범사회적 노력이 요청된다. 여성이 결혼·출산·육아 문제 때문에 일자리를 내놓아야 하는 사회 분위기를 쇄신해야 함은 물론 일·가정의 밸런스, 육아의 사회화 등을 최우선으로 마련해야 한다.
출산·육아에 전념하다가 경제활동을 모색하려는 여성들에게는 짜임새 있는 능력개발 지원 체계도 필요하다. 여성 역량의 적극적인 활용은 저출산·고령시대를 대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초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