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고강도 대북 제재] 北, 키리졸브 시작되는 날 겨냥?… 軍, 도발 가능성 주시

입력 2013-03-07 19:34 수정 2013-03-07 22:15

군 당국이 11일 시작되는 한·미 연합훈련 ‘키리졸브’ 연습 중에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간 북한은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되고 있을 때는 도발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수사적 위협만 반복했던 예년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키리졸브 연습 중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7일 발표된 북한 외무성 성명도 “미국의 핵전쟁 연습이 본격적인 단계로 넘어가는 3월 11일부터 ‘행동’에 나서겠다”고 위협했다. 또 “외교적 해결 기회는 사라지고 군사적 대응만 남았다”고 주장해 도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우리 군 대비태세가 취약해지는 시기를 노려 도발해왔지만 이번에는 수사적인 위협을 최고로 올려놓은 현 상태에서 도발을 감행해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과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군이 우선 주목하고 있는 곳은 북한이 항해금지구역으로 설정한 동·서해다. 항해금지구역의 규모로 미뤄 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사거리 120㎞의 KN-02 단거리 미사일을 동·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까지 발사해 우리 측을 자극할 수 있다. 서해 NLL 인근에 집중적으로 해안포나 방사포를 발사하거나 우리 함대를 향해 근접거리까지 지대함 미사일을 발사할 수도 있다.

북한이 크게 부담을 느끼고 있는 우리 측의 대북방송용 확성기를 조준 사격할 수도 있다.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다중시설 테러를 기도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하철이나 백화점 같은 다중시설은 대테러 대비에 어려움이 있는 데다 북한 소행임을 분명히 밝히기 어려워 즉각적인 보복 대응이 힘들다.

북한이 노리고 있는 게 미국의 태도 변화라면 중거리 미사일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수도 있다. 노동신문이 이날 다시 정전협정 무효화를 강조하고 핵전쟁을 위협한 것은 미국을 겨냥한 행동으로 보인다. 특히 노동신문 1면에 스커드형 미사일과 KN-08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탑재한 이동 발사차량 사진을 게재한 것도 미국의 반응을 촉구하는 북한의 속내가 담겨 있다. KN-08은 사거리가 4000㎞ 이상인 장거리 미사일로 시험 발사된 적은 없다. 만약 KN-08이 발사된다면 미국으로서는 상당한 위협으로 느낄 수 있다.

새로운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할 수도 있다. 북한은 미 핵 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에게 공개한 우라늄 농축시설 외에 다른 곳에도 농축시설을 구축해 놓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새 농축시설을 공개해 핵보유국임을 보다 확실히 할 개연성이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