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여성 산악인 7명 “우리도 킬리만자로 오른다”
입력 2013-03-07 19:29 수정 2013-03-07 22:07
8850m로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에는 그동안 3755명의 산악인이 정상 등반에 성공했다. 정상에 오른 사람 중 절반 이상은 모두 네팔인이었다. 하지만 정상에 오른 네팔인 중 여성은 겨우 21명이었다. 에베레스트같이 높은 산은 남성의 전유물이다시피 했던 것.
8일 제105주년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마야 구룽 등 네팔 여성 산악인 7명이 산악 등반의 편견을 깨기 위해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해발 5895m) 등정에 나섰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21∼32세로 구성된 등반대는 4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7대륙 최고봉을 모두 정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들은 이미 1998년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데 이어 호주의 코지우스코, 유럽의 엘브루스 등 고봉 등반에 성공했다.
팀의 리더인 샤일리 바스넷(29)은 “이번 등반의 목적은 여성의 교육기회 확대와 환경 개선 등에 있다”면서 “네팔 여성은 여전히 집에 있기만을 강요받고 등반할 기회도 적다”고 강조했다. 네팔산악연맹에 따르면 1993년에야 처음으로 여성 산악인인 파상 라무가 에베레스트 등반에 성공할 정도로 활약이 미미했다.
등반대원인 페마 디키(25)는 “더 많은 여성이 전문적이거나 아니면 취미로 산악 등반에 관심을 갖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등반대는 에베레스트 등반 성공 후 네팔 내 100여개 학교를 돌며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줬다.
이후 이들은 자신감을 얻어 다른 곳에도 도전하기로 하고 대상지로 킬리만자로를 정했다. 여비 마련을 위해 저축을 하고 대출도 받았다. 이들은 킬리만자로 등반에 성공한 뒤 탄자니아에 있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나만의 에베레스트에 등반하라’는 내용으로 강연도 할 계획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