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베스 마지막 순간까지 “죽고 싶지 않다”… 임종 지켜본 경호실장 증언
						입력 2013-03-07 19:18   수정 2013-03-07 22:00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운구가 카라카스를 지나간 6일(현지시간) 수도에는 수천명의 시민이 쏟아져나와 애도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6시간에 걸쳐 행렬을 따라가며 눈물을 뿌리는 이들의 모습은 ‘빈민의 대통령’이라는 차베스의 별명을 실감케 했다. 대부분은 붉은 옷과 모자를 착용한 ‘차비스타스’(차베스의 열성적인 지지층)들이다.
관은 카라카스의 군 병원에서 육군사관학교로 이동했으며, 8일 열릴 장례식까지 임시 안치된다. 정부는 7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에콰도르 아르헨티나 브라질 볼리비아 우루과이 칠레 쿠바 도미니카 등 남미 각국 정부도 속속 공식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중국은 장관급인 장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을 특사 자격으로 장례식에 파견키로 했다.
AP통신은 호세 오르넬라 대통령 경호실장이 차베스가 투병 중 극심한 고통을 겪다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오르넬라는 “차베스 대통령은 말을 할 수 없었지만 입술을 움직여 ‘죽고 싶지 않다. 부디 죽지 않게 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르넬라는 “임종 순간을 포함해 차베스의 마지막 2년을 함께했다”고도 설명했다.
시대를 풍미한 지도자를 보낸 베네수엘라는 격동기에 접어들었다. 헌법에 따라 대통령 사후 30일 내 치러질 대선에선 알려진 대로 현직 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50)와 야권 단일후보 엔리케 카프릴레스 라돈스키(48)가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CNN은 “야권의 도전은 44% 득표율을 기록했던 지난 대선을 넘어서 어느 때보다 격렬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겐나디 주가노프 러시아 공산당 당수는 미국이 차베스에 병균을 주입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주가노프는 “미국의 정책을 비판하고 독립을 위해 영향력 있는 동맹을 결성하려던 라틴아메리카 지도자 여섯 명이 어떻게 동시다발적으로 같은 병에 걸릴 수 있느냐”고 묻고는 “국제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가노프가 말한 ‘라틴아메리카 지도자 여섯 명’은 차베스 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 등이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