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난민 100만명… “주변국가 수용력 한계”
입력 2013-03-07 19:18
‘시리아 난민 문제가 나선형을 그리며 통제력를 벗어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가 시리아 난민이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힌 6일(현지시간) CNN은 이렇게 보도했다. 난민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 국제사회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 됐고, 주변국도 이들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증가 속도는 점차 가팔라지는 추세다. 지난해 7월 1일 9만여명에 불과한 난민은 6개월 만에 47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만 50만여명이 불어나 100만669명을 기록했다고 UNHCR은 밝혔다. 어린이가 난민의 절반가량이고, 11세 이하가 다수를 차지한다.
안토니오 구테레스 UNHCR 난민고등판무관은 “국제사회가 보여주는 인도주의적 반응은 수용력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시사한다”며 “난민은 자신들을 받아준 주변국과 인도주의 단체가 언제까지 너그러운지 여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변국은 유입 인구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레바논은 인구의 10%, 요르단은 5%가 증가했다. 터키 당국은 17개 캠프에 600만 달러(약 650억원)를 썼고 요르단은 물, 에너지, 의료·교육 서비스의 한계를 호소하고 있다. 주변국의 인내심이 언제까지 버틸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지원금은 부족하다. 지난 1월 후원자들이 유엔의 단기 긴급 사업에 15억 달러(약 1억6000만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모금액은 현재까지 20%에 그쳤다고 CNN은 전했다. 유니세프는 요르단 북부와 시리아 국경에 위치한 자타리 난민캠프에 화장실, 샤워실 건립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후원금은 9%를 넘지 못하고 있다.
국제민간의료구호단체인 ‘국경없는 의사회’에서 일하는 하산은 “만성적인 질병과 암 등에 걸린 환자들이 시리아에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다 난민 캠프로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의사 출신인 하산은 2006년 시리아 내 이라크 난민 캠프에서 치료를 해주다 입장이 바뀌어 이라크에 있는 시리아 난민 캠프에 신세를 졌다. 하산과 아내는 두 명의 젖먹이들이 울지 못하게 수면제를 먹여 지난해 5월 국경을 넘었다.
난민들은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가운데 현지에서도 먹고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화장실과 음식, 일자리 등 모든 것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딸과 함께 레바논으로 피란한 암니아는 “어디로 가며, 어디서 지내야 할지를 몰라 전쟁통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라고 토로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