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씨티銀, ELT상품 설명 ‘낙제점’

입력 2013-03-07 18:41 수정 2013-03-07 22:05

KB국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이 위험이 큰 금융상품을 팔면서 막상 소비자에게 중요한 내용은 숨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완전 판매 소지가 높아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12월 주가연계신탁(ELT)을 많이 취급하는 6개 은행의 300개 점포를 대상으로 미스터리쇼핑을 실시한 결과 평균 만족도가 69.6점이었다고 7일 밝혔다.

미스터리쇼핑은 고객으로 가장한 외부 전문조사기관 직원이 금융회사 창구에서 상품을 직접 가입해보며 판매 관행을 평가하는 제도다.

ELT는 개별 주가나 주가지수의 등락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하는 신탁 상품이다. 예금자보호를 받지 못해 투자자가 원금을 날릴 수 있다.

6개 은행이 받은 점수는 금감원이 같은 시기에 증권사를 상대로 실시한 ELS 미스터리쇼핑 결과보다 12.6점이나 낮다. 등급으로는 ‘보통’과 ‘저조’ 사이인 ‘미흡’에 해당한다.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 방식이 증권사보다 엉망이라는 뜻이다.

90점 이상인 우수 등급을 받은 은행은 외환은행뿐이었다. 신한·하나은행이 80점 이상∼90점 미만인 양호 등급, 한국SC은행이 70점 이상∼80점 미만인 보통 등급을 받았다. 국민·씨티은행은 60점에 미달하며 최하위 수준인 저조 등급을 받았다.

전체 300개 점포 중 보통에 못 미치는 미흡·저조 등급을 받은 곳은 133개로 45.3%였다. 대부분 국민·씨티은행의 영업지점이다. 이 비중은 46.7%(146개)인 우수·양호 등급 점포 수와 맞먹는다.

조사 항목별로는 기초자산과 만기상환 등 상품 기본내용에 대한 설명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투자자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최대 손실가능 금액, 고객 성향별 적합 상품, 시장 상황별 투자수익 등에 대한 설명은 형편없었다. 낮은 등급을 받은 은행들은 투자자 성향을 진단하지도 않은 채 자신들이 팔고 싶은 상품에 고객을 가입시켰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민·씨티은행으로 하여금 판매 관행 개선 계획을 제출토록 하고 이행 여부를 중점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