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형저축 돌풍에 제2금융권도 가세

입력 2013-03-07 18:41

18년 만에 부활한 재형저축예금(재형저축)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출시 하루 만에 28만 계좌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재형저축이 시중자금을 무섭게 빨아들이자 저축은행·상호금융·우체국 등 제2금융권도 더 좋은 조건으로 부랴부랴 상품을 내놓는 등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저축은행 중앙회는 저축은행의 재형저축 표준약관을 확정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고 7일 밝혔다. 저축은행 중앙회는 표준약관 마련에 필요한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도 이번 주 중으로 마칠 계획이다.

저축은행에서 파는 재형저축 상품은 오는 11일쯤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각 저축은행은 당초 연 4% 초반대의 금리를 계획했지만 시중은행이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최고 연 4.6% 금리를 내걸고 인기몰이를 하자 연 4% 중반 수준으로 금리를 끌어올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6개 시중은행은 출시 첫날인 6일 하루 만에 27만9180계좌, 198억300만원어치를 팔았다. 가장 실적이 좋은 우리은행은 7만2280계좌에 54억8500만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우체국예금 등을 운영하는 우정사업본부는 15일부터 재형저축을 판매할 계획이다. 금리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시중은행 이상의 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는 시중은행과 같은 날에 연 4.01% 금리를 주는 재형저축 상품을 출시했다. 신용협동조합도 평균 연 4.1%의 재형저축 상품을 내놓았다.

제2금융권이 재형저축 시장에 앞다퉈 가세하는 것은 위기감 때문이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로 가뜩이나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고금리 저축예금 시장’마저 제1금융권에 뺏기면 생존자체가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제2금융권은 우대금리 조건을 완화하고 연장가입자가 중도해지 시에도 약정금리를 그대로 주는 등의 혜택을 내세우며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세제혜택 조건인 7년을 채우고 3년을 연장했다가 중도해지하더라도 약정금리를 모두 주는 방식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손해를 보면서도 고객 확보에 나선 만큼 우리도 차별전략을 내세워 고객 확보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