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결 정국 장기화] “정치 지도자들 본연의 소임 뭔지 스스로 돌아봐야”… 박 대통령, 민주당 협조 호소

입력 2013-03-07 18:59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오전 “정치 지도자들 모두가 본연의 소임이 무엇인지 스스로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 문제로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를 막고 있는 민주통합당에 대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국회의장 직권상정 제안을 민주당이 다시 거부하면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37일째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5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서민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고 북한의 핵실험으로 안보도 위중한 상황”이라면서 “대내외 환경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일을 제대로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치 지도자들이 사심 없이 오직 국민만 생각하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할 때 희망의 새 길이 열린다고 믿는다. 제가 대통령이 되고자 했던 이유도 국민을 위한 희망과 봉사를 제 마지막 정치 여정으로 삼고 싶은 소망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들께서 신뢰와 믿음을 보내주셨는데 우리 정치권에서도 한번 대통령을 믿고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면 감사하겠다. 그래서 잘못됐을 때는 질책을 달게 받겠다”며 민주당의 협조를 부탁했다.

그는 “아프리카 오지에서 북한에 이르기까지 우리 성직자와 기독교인들의 사랑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그것보다 더 큰 민간 외교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국가의 역할도 여러분과 같아야 한다. 모든 국민이 행복할 수 있도록 봉사를 실천하고 솔선수범하는 데 앞장설 것이며 오로지 국민의 삶을 챙기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박 대통령의 국가조찬기도회 참석 2시간 30분 뒤에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한구 원내대표는 “안보·경제 불안이 겹친 만큼 여야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에게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한 법률을 원안대로 직권상정하도록 요청하자”고 민주당에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는 “원안과 수정안을 같이 상정해 국회의원들 개개인의 양식을 믿고 그분들이 제대로 된 투표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고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 제안에 동의할 수 없다”며 “현행 국회법상 직권상정은 여야가 합의하기 전에는 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박 원내대표는 “방송통신위원회와 관련된 것을 제외한 나머지 합의된 부분은 즉시 처리하자는 데는 동의한다”며 미래부 부분을 뺀 나머지 정부조직법 ‘분리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신창호 손병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