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그림과 함께 보는 유럽 왕실 ‘피의 역사’… ‘잔혹한 왕과 가련한 왕비’

입력 2013-03-07 18:02


잔혹한 왕과 가련한 왕비/나카노 교코(이봄·1만5000원)

영국 런던의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에는 작가 미상의 ‘엘리자베스 1세 대관식 초상화’가 걸려 있다. 1558년 잉글랜드 왕위에 오른 엘리자베스 1세의 권력과 위엄을 엄숙한 표정과 화려한 의상으로 상징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여왕이자 프랑스 왕비였던 메리 스튜어트는 엘리자베스 1세와 경쟁을 벌이다 남편 프랑소와가 죽자 18년 동안 유폐됐다가 끝내 처형을 당한다.

‘무서운 그림’ 시리즈로 잘 알려진 저자는 유럽 5대 왕실에 숨겨진 피의 역사를 그림과 함께 들려준다. 스페인의 궁정화가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에 등장하는 공주 마르가리타의 비극적인 운명과 근친결혼으로 얼룩진 합스부르크가(家)의 어두운 역사, 러시아 제국의 기틀을 다진 이반 뇌제에 의해 희생된 황비 7명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유럽 왕실에서 뛰어난 미인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영국 왕비 조피아 도로테아는 단 한 번의 외도로 잔혹한 남편 조지 1세의 마수에 걸려 평생 동안 유폐 생활을 해야 했다. 6명의 왕비를 갈아 치운 스웨덴의 헨리 8세 치하에서 생존을 모색했던 앤 불린의 운명이 처절하다. 이를 통해 권력의 틈바구니에서 살아가는 왕비라는 자리가 화려한 것만은 아니었다고 역설한다. 이연식 옮김.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