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 작아져 못 입는 옷 꼬마 단추 운명은?… ‘꼬마 단추 푸치’
입력 2013-03-07 18:03
꼬마 단추 푸치/글 아사노 마스미·그림 아라이 료지(살림어린이)
여자 아이들이 반색할 만한 그림책이다. 무엇보다 캐릭터가 친근해서다. 등장인물이나 배경 등을 모두 어린 아이들의 솜씨로 그린 듯 일부러 서툴게 그렸다. 특히 주인공인 꼬마 단추 푸치가 만난 주인인 꼬마 숙녀 에리는 영락없이 여아들이 낙서장에 그린 만화 캐릭터 같아 감정이입이 쉬울 것 같다.
연분홍 꽃잎 모양의 꼬마 단추 푸치. 단추가게 서랍 속에서 친구들과 매일 무엇이 될까 이야기꽃을 피운다. 커다란 배를 타는 선장님의 셔츠 단추가 되는 꿈, 요리사 아줌마의 앞치마 단추가 되는 꿈….
그러던 어느 날 단추가게를 떠난 푸치는 꼬마 숙녀 에리의 연두색 꽃무늬 치마의 여밈 단추로 탄생한다. 푸치와 에리는 늘 함께 했다. 엄마와 장에 갈 때도, 놀이터에 갈 때도, 흙장난을 할 때도. 하지만 이별을 해야 할 순간이 온다. 쑥 커버린 에리에게 치마가 너무 작아져 버린 것이다. 푸치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버려질지 몰라 애태우는 푸치는 새롭게 재탄생하는데….
푸치와 에리를 통해 자기 속에 숨어 있는 꿈을 찾고, 어떤 일이든 누군가에게 쓰일 때 가장 행복하다는 사실을 넌지시 일러주는 일본 그림책. 핑크색, 노랑색, 주황색 등 파스텔톤이 봄을 재촉하는 듯 기분을 즐겁게 한다. 고향옥 옮김.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