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도 안전하게… 여성안심특별시 만든다
입력 2013-03-06 22:58
앞으로 서울에서 혼자 사는 여성들은 월 5만∼6만원인 24시간 방범서비스를 9900원에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늦은 밤 귀가가 걱정이라면 귀가도우미도 이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의 ‘서울시 여성안전대책’을 6일 발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시내 여성 1인가구는 45만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비교적 방범이 잘 돼 있는 아파트에 사는 여성은 10만명에 불과하다.
시는 우선 보안경비업체 ADT캡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2015년까지 독신여성 1만 가구에 24시간 방범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한다. 무선감지센서가 외부 침입을 감지하면 경보음이 울리고 관제센터에서 보안요원이 긴급 출동한다. 초기 설치비 10만원은 시가 부담하고, 여성은 월 이용료 6만4000원 가운데 9900원만 내면 된다. 나머지 이용료는 ADT캡스가 지원한다.
밤늦게 귀가하는 여성을 위해 ‘안심귀가 스카우트’ 제도를 운영한다. 밤 10시부터 이튿날 새벽 1시 까지 여성이 10분 전 미리 신청하면 2인 1조로 구성된 스카우트가 도보나 차량을 이용해 집 앞까지 데려다 준다. 시는 이달 말 스카우트 500명을 뽑아 오는 5월부터 시내 10개 자치구에서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골목 곳곳을 누비는 배달원들을 활용해 마을 범죄를 예방하는 ‘마을 파수관’도 운영한다. 배달원이 배달을 가던 도중 범죄 현장을 발견하면 바로 신고하도록 하는 제도다. 오토바이에 깃발을 달아 누구나 파수관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하고, 우수 파수관을 선정해 표창할 예정이다.
여성들이 불안해하는 어두운 골목길과 지하주차장의 조명도 한층 밝아진다. 또 올해부터는 대형 건물을 지을 때 범죄예방설계(셉티드)를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한다. 현재 11곳에서 시범 운영 중인 여성안심택배는 2015년까지 200곳으로 확대된다.
박원순 시장은 “가장 안전한 곳이어야 할 집에서조차 불안에 떨어야 할 정도로 여성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다양한 생활정책을 통해 여성이 안전하고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