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으로 맞서는 北] ‘워싱턴 불바다’ 발언 왜… 北, 대미 유화메시지 안통하자 강경책 선회

입력 2013-03-06 22:18

북한의 ‘워싱턴 불바다’ 위협은 3차 핵실험 이후 북이 의도한 대로 북·미 관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북한은 지난달 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미 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을 초청해 나란히 앉아 경기를 관람하는 등 대미 유화메시지를 보냈지만 미국의 반응은 퉁명스러웠다. 여기에 예상보다 강도가 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까지 마련되자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한 강·온 전술 사이에서 강경책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자극적인 발언을 통해 자신들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음을 미 측에 재차 상기시키려는 의지도 엿보인다. 즉 지난해 12월 12일 은하 3호 발사 성공으로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확보했고, 지난달 12일 3차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도 이뤄냈다고 미국에게 주장하고 싶은 것이다. 한편으로는 미국의 반응을 보고 이를 토대로 대북 제재 국면 이후 대외 전략을 준비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성급하게 미국을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6일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에 이어 미국 주도의 양자 제재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을 자극해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