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래 관광객 내쫓는 바가지요금 안 된다
입력 2013-03-06 20:14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래 관광객은 1110만명에 달했다. 사상 처음으로 외래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연 것이다. 한국관광공사는 2020년 외래 관광객 2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광공사는 중국 중산층이 5억명에 달해 중화권(중국·대만·홍콩·마카오) 관광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관광산업은 해마다 외형적으로 급성장하고 있지만 내용을 따져 보면 실망스러운 부분이 적지 않다. 2011년 세계경제포럼(WEF)이 세계 139개국을 조사한 결과 한국 관광산업 경쟁력은 32위에 그쳤다. 친절도 125위, 관광 개방성 106위, 관광자원은 103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런 이유로 외래 관광객의 한국 재방문율은 39.1%에 불과하다. 일본이나 홍콩의 60%보다 턱없이 낮다.
외래 관광객의 재방문율이 떨어지는 것은 언어소통 불편, 숙박시설 미비, 관광자원 부족, 바가지 상술 등 여러 요인을 꼽을 수 있다. 이 중에서도 대형 점보택시로 위장한 콜밴 차량과 일반 택시, 기념품점, 음식점 등 곳곳에서 기승을 부리는 바가지 상혼은 외래 관광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가 6일 외래 관광객으로부터 바가지요금을 받은 혐의(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로 불법 콜밴 차량 운전자 20명을 불구속 입건한 사건도 우리 사회에 널려 있는 바가지 상혼의 일부분일 뿐이다. 콜밴에 조작된 미터기를 달고 대형 점보택시처럼 위장한 범인들은 서울 서부역∼인천공항 26만원, 인천공항∼부천 구간에서 40만원을 받았다. 외래 관광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피해 사례를 전파한다면 공들여 쌓아 올린 한국의 이미지는 크게 추락할 수밖에 없다.
문화체육관광부 경찰청 지자체 관광공사 관광협회중앙회 등 유관 부처와 단체는 한국 관광산업의 미래를 좀먹는 불법·위법 행위를 뿌리 뽑고, 불편사항을 해결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외래 관광객이 피해 신고를 쉽게 하게 하며, 신고를 접수하자마자 기동 단속에 나서는 시스템을 갖추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