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차베스’ 누구?… 혼돈의 대선정국

입력 2013-03-06 20:03 수정 2013-03-06 20:04

종신 집권을 꿈꾸던 우고 차베스의 사망은 베네수엘라에 극심한 혼돈을 몰고 왔다. 다음달 치러질 대통령선거에서 정권을 차지하려는 정치권 갈등이 벌써부터 가시화되고 있다고 외신들이 6일 보도했다.

차베스가 사라진 베네수엘라 정국에서 대선 전망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그러나 ‘포스트 차베스’ 시대의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여야 싸움은 유례없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후임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현직 대통령 사후 30일 내에 치러진다.

집권당인 통합사회주의당(PSUV)은 차베스가 후계자로 지목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을 내세울 게 확실하다. 그는 이미 지난해 12월 주지사 선거에서 집권당을 이끌고 23개주 중 20곳을 쓸어 담으며 대권 후계자로서 면모를 과시했다. 반면 야권인 통합연대(MUD)는 대항마 엔리케 카프릴레스를 중심으로 정권 교체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양측은 차베스 사망 직후부터 선거 관리주체를 놓고 기 싸움에 들어갔다. 엘리아스 하우아 외무장관은 마두로가 대선 전까지 임시 대통령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야권은 대통령 유고 시 국회의장이 대통령직을 맡아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전역에선 차베스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수도 카라카스의 음식점과 상점은 문을 닫았고 추모객들로 교통이 마비됐다. 차베스가 숨을 거둔 군 병원에도 추모객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미국 내 베네수엘라인들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차베스 정권을 피해 미국 플로리다주에 주로 정착한 이들은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차량 경적을 누르고 국가를 부르며 환호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들은 “베네수엘라의 승리” “정의가 실현됐다”는 구호도 외쳤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