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 가른 레드카드… 나니 잘못된 발길질 덕 레알 챔스 8강
입력 2013-03-06 19:59
축구 명문 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이하 맨유)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빅 매치’에서 유독 돋보인 두 남자가 있었다. 한 명은 맨유 출신의 골잡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였고, 다른 한 명은 나니(맨유)였다. 승부는 둘의 발끝에서 갈렸다. 호날두는 2009년 맨유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이후 처음으로 찾은 옛 구장에서 친정팀을 상대로 결승골을 터뜨려 박수를 받았고, 나니는 레드카드를 받아 비난을 샀다.
호날두는 6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맨유와의 16강 2차전에서 1-1로 맞서 있던 후반 24분 결승골을 터뜨려 팀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14일 1차전에서 1대 1로 비긴 레알 마드리드는 2경기 합계 3대 2를 기록,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맨유는 후반 3분 세르히오 라모스(레알 마드리드)의 자책골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그러나 후반 12분 발생한 엄청난 변수에 망연자실했다. 나니가 공중 볼을 경합하던 도중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수 아르벨로아의 가슴을 발로 걷어찬 것. 나니는 그라운드에 쓰러져 나뒹구는 할리우드 액션을 했고, 괘씸죄가 더해져 터키 출신의 쥐네이트 챠키르 주심에게서 레드카드를 받아 그라운드에서 쫓겨났다.
수적 우세를 점한 레알 마드리드의 주제 무리뉴 감독은 곧바로 아르벨로아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를 투입했다. 모드리치는 후반 21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어 호날두는 3분 뒤 맨유 골 지역 왼쪽에서 이과인의 절묘한 크로스를 미끄러지면서 밀어 넣어 결승골을 뽑아냈다. 호날두는 1차전 때처럼 골 세리머니를 하지 않은 채 동료들과 가벼운 포옹으로 자신의 챔피언스리그 8번째 골을 자축했다. 호날두는 경기 후 “지금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를 이끌어 기쁘지만 맨유가 탈락해 슬프다”고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