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 걸린 롯데 드러그스토어 사업… 1호점 개장 한달 연기

입력 2013-03-06 19:42 수정 2013-03-06 22:25

대형 유통업체들이 신성장 동력으로 추진하던 드러그스토어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박근혜 정부가 중소기업 살리기에 중심을 두면서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범을 막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드러그스토어는 화장품,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고 있어 골목상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첫 드러그스토어를 다음달 1일 열 예정이었으나 이를 한 달가량 연기해 5월 초쯤 개점할 것으로 전해졌다. 연기의 표면적 이유는 명칭 때문이다.

‘롯데H&B’ 등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이름이 아닌 다른 명칭을 검토 중인데 아직 관련 작업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아직 명칭이 최종 확정되지 않아 드러그스토어 사업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호점으로 유력했던 홍대입구 대신 서울대입구역이나 강남역에 먼저 점포를 여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보다 ‘유통 공룡’으로 불리는 롯데가 신사업에 진출하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이 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이 출점 제한을 받자 이를 피해 새로 사업을 벌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조용히 드러그스토어 ‘분스’를 개점해 5호점까지 운영 중인 신세계도 사업 확장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현재 점포는 로드숍으로 진출했지만 앞으로는 이마트 점포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시키고, 로드숍은 접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한 CJ올리브영은 올해 국내 점포 확장보다 중국 진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상반기 중으로 중국 상하이에 1호점을 열고 해외시장 공략을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카페베네는 드러그스토어 사업에서 철수한 바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