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風에 또다시 휘둘리는 민주… “귀국하면 어떤 상황 될까” 당 전체가 안철수 얘기뿐
입력 2013-03-06 19:24
스스로 60년 전통 야당을 자랑하는 민주통합당이 또다시 정치 새내기인 ‘안철수 변수’에 휘둘리고 있다. 요즘 당 전체가 온통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 얘기뿐이고, 다들 어찌해야 할 줄을 모른 채 “안 전 교수가 귀국하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까”만 지켜보고 있는 형국이다.
민주당이 느끼는 ‘안철수 공포감’은 심각한 수준이다. 민주당의 수도권 재선, 3선급 의원 몇몇이 최근 한자리에 모였다. 각자 안 전 교수 측 핵심 멤버들을 접촉하고 들은 얘기를 공개하면서 안 전 교수 측의 향후 정치적 스케줄을 예상해봤다.
이들이 종합한 바에 따르면, 안 전 교수 측은 4월 재·보궐선거에서 존재감을 분명히 하고, 진짜 승부는 10월 재·보선 때 벌인다는 전망이다. 그것도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민주당과 적자(嫡子) 경쟁을 벌이는 게 10월 선거의 목표라는 것이다. 그 이후 전국 조직을 갖춰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여야와 전면전을 벌여 독립 야당으로 발돋움한다는 스케줄을 갖고 있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이들의 얘기가 당내에 퍼지면서 민주당의 존립에 대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동시에 “안 전 교수가 하는 것 지켜보자”는 관망 움직임도 팽배해지고 있다. 안 전 교수가 잘하면 합종연횡도 가능하다는 태도다.
상황이 이러자 ‘자체 혁신’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고위원을 지낸 중도파 재선 의원은 6일 출입기자들과 만나 “당이 스스로 혁신해서 거듭날 때인데 아직도 주류, 비주류 구도에만 갇혀 있다”며 “5월 전당대회도 상대를 엎어뜨려서 이기려고만 한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3월을 당 혁신의 달로 정하고 본격적인 혁신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원 배가(倍加) 운동, 정치혁신실행위원회 가동, 현장 정치인 ‘속풀이 정치’, 24시간 민원센터 개설 등을 통해 당을 확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당내에선 “주류, 비주류 간의 화해가 혁신의 출발 아니냐”는 말들이 많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