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농심신라면배 한국 우승

입력 2013-03-06 17:16


제14회 농심신라면배 최종 우승국을 결정지을 3차전이 지난달 26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다. 이번 3차전은 한국의 최철한·박정환 9단, 중국의 셰허·장웨이지에·천야오예 9단 등 5명의 선수가 진출해 한·중 대결로 압축된 상황. 지난해 12월 진행됐던 2차전에선 최철환 9단이 중국 왕시 9단과 일본 무라카와 다이스케 7단을 꺾으며 일찌감치 2연승을 차지하고 일본 탈락을 확정지었다.

3차전의 첫 주자는 천야오예 9단으로 중국 랭킹 3위를 차지하고 있는 강자다. 하지만 최철환 9단은 초반부터 우세한 대국을 펼친 끝에 완승해 한국과 중국의 승부를 2대 2 원점으로 되돌렸다. 연승전으로 펼쳐진 다음 대국에서는 셰허 9단이 출격해 최철환 9단의 4연승을 저지했다. 한국이 막판에 몰린 가운데 박정환 9단은 침착하게 상대를 한집 반 승리로 따돌리고 최종국으로 향했다.

마지막으로 삼일절에 펼쳐진 박정환 9단과 장웨이지에 9단의 최종국. 한국과 중국의 90년대생 사이에 벌어진 세기의 라이벌전.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단체전인 만큼 부담되는 승부였지만 박정환 9단은 우여곡절 끝에 217수 불계승을 이끌어내며 한국의 11번째 농심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장면도> 우상 귀 모양을 결정짓고 다음 흑의 한수. A로 끊어지는 수가 눈에 보이는 곳으로 당연히 연결하는 것이 일감이다. 하지만 순순히 이어주고 싶지는 않는 자리인데, 다음 한 수는?

<참고도> 그냥 단순히 1로 이어주는 수는 백이 2로 한 칸을 벌리는 자리가 제격. 다음 A로 귀에서 안형을 갖추는 것과 B로 중앙으로 진출하는 모양이 이상적이다. 백이 탄력적으로 모양을 갖춰 흑의 불만.

<실전도> 흑1의 붙임이 재미있는 한 수. 백은 2로 연결할 수밖에 없을 때 흑도 자연스럽게 3으로 연결. 백4에 5로 늘어 흐름을 타는 모양으로 귀에서 백은 한 집도 기대할 수 없다. 백도 6으로 들여다보고 8, 10으로 모양을 잡아 중앙으로 진출한다.

박정환 9단의 발상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상대 의도대로 쉽게 두어주기보다는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프로의 발상이다.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