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心은 제라늄 향기에 취한다… 봄기운 활짝 포천 허브아일랜드
입력 2013-03-06 17:16
봄이 와도 봄 같지 않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계절이다. 여느 해보다 혹독했던 겨울에 꽃샘추위까지 기승을 부리기 때문일까. 예년 같으면 벌써 꽃망울을 터뜨렸을 섬진강의 양지녘 홍매화도 아직은 몽우리를 굳게 다물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북단에 위치한 허브아일랜드 온실에서는 재스민이 새봄을 맞아 그윽한 향기로 상춘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휴전선과 가까운 경기도 포천의 신북면 삼정리에 둥지를 튼 43만여㎡ 크기의 허브아일랜드는 지금 봄이 한창이다. 온실 바깥은 아직도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지만 유리온실로 이루어진 허브식물박물관에서는 빨간색 꽃이 멋스런 제라늄을 비롯해 재스민, 로즈마리 등 형형색색의 허브 50여 종이 내뿜는 그윽한 향기에 정신이 아찔해진다.
이달 말까지 제라늄 축제가 열리는 허브아일랜드는 전국 최대의 허브농원. 유럽의 고성을 닮은 30여 채의 건물과 사계절 피고 지는 320여 종의 허브가 지중해 마을을 연상시킨다. 허브아일랜드에서 만날 수 있는 제라늄은 애플제라늄, 사이다제라늄, 로즈제라늄, 라임제라늄, 센티드제라늄 등 14종. 형형색색의 꽃도 아름답지만 잎을 손으로 살짝 만지면 이름에 걸맞은 향기가 그윽하게 묻어난다.
그리스마을을 비롯해 이태리마을, 스위스마을, 프랑스마을을 주제로 꾸며진 허브아일랜드는 전체가 동화 속 마을이나 마찬가지. 한 모금 마시면 허브 향기가 온몸에 스며드는 허브차, 허브 성분이 함유된 허브빵, 허브쿠키, 허브꽃밥 등을 맛보는 가게를 비롯해 허브오일 등을 전시한 향기가게, 허브의 역사를 한눈에 보는 허브박물관 등이 타운을 형성해 한나절 발품을 팔아도 모두 둘러볼 수 없을 정도. 특히 추억의 도시락을 비롯해 옛날 물건 등을 전시 판매하는 ‘70·80 추억의 터널’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여행을 떠난 기분.
허브아일랜드 봄 여행은 허브힐링센터에서의 허브힐링으로 마무리된다. 지난해 선보인 그리스 신전 형태의 허브힐링센터는 허브요법을 이용한 심신 힐링 체험장. 이용객들은 1층 로비에서 체질에 대한 맞춤형 상담을 한 후 허브에서 추출한 아로마 오일을 이용한 향기요법, 말린 허브와 건초를 이용한 온열 허브 체험, 전신에 허브오일을 바른 후의 지압요법 등을 받는다. 심신 힐링이 끝나면 허브식물 화분 만들기 체험도 한다. 이밖에도 허브힐링센터에서는 색깔체험, 음악체험, 돌체험, 숲체험 등 다양한 체험 코스를 운용하고 있다.
허브아일랜드는 해가 지고 어둠이 짙어지면 허브꽃밭보다 더 화려해진다. 700만개의 LED 꼬마전구가 영롱한 빛을 발하는 불빛동화축제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하얀색, 파란색, 초록색, 붉은색, 주황색, 빨간색, 노란색 전구로 단장한 건물과 나무는 밤하늘의 별들이 몽땅 지상으로 내려앉은 느낌. 불빛동화축제는 4월 말까지 계속되지만 꼬마전구는 연중 불을 밝힌다.
지난해 개관한 허브아일랜드의 동화나라 펜션은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특이한 형태의 숙박시설. 펜션은 각각 ‘인어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백설공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방으로 구성돼 동화 속 나라를 재현했다. 요금은 25만원부터. 조식권과 아로마 입욕제 세트 등이 포함돼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허브아일랜드로 가려면 1호선 소요산역에서 내려 건너편 버스정류장에서 초성리 방향 57번 버스를 타면 된다. 소요시간은 약 40분으로 매시 50분에 출발. 허브아일랜드 인근에는 온천욕을 겸한 워터파크로 유명한 신북온천이 위치해 하루 여행코스로 안성맞춤이다(포천허브랜드 www.herbisland.co.kr).
포천=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