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순천제일대’… 신입생이 학원 정상화 외치며 총장실 점거
입력 2013-03-05 20:08
교비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총장 등 학교 관계자 4명이 검찰에 기소된 순천제일대가 연일 소란스럽다.
입학 첫날부터 한 신입생이 총장실을 점거하는가 하면 등록금을 납부하고 수업을 받으려던 신입생에 대해 학교 측이 입학을 불허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이 대학 경영세무과에 입학한 안병호(38)씨는 지난 4일 오전 10시쯤 총장실 출입문에 ‘학원 정상화를 위한 총장실 점거 농성’이라는 현수막을 걸고 시위에 들어갔다.
안씨는 “늦은 나이에도 학업에 대한 열정으로 대학에 입학했는데 비리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있는 이 대학의 총장 등 학교 관계자 4명은 직위해지돼야 마땅하다”면서 “대학 이사회는 학원 정상화를 위해 이른 시일 내에 이들을 직위해제하고 학생들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 등록금을 납부하고 건축과에 입학하고도 뒤늦게 입학불허를 통보받은 김모(39·사업)씨는 “학교 측으로부터 ‘바쁜 사업 일정으로 학교 수업에 충실할 수 없을 것 같아 입학을 불허하니 은행 계좌번호를 알려주면 등록금을 반환해주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과 공부를 병행할 수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배움의 권리를 뺏는 이 대학의 처사는 이해할 수 없다”면서 “곧바로 교육과학기술부에 항의해 배움의 권리를 찾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학 관계자는 “검찰에 기소된 학교 관계자에 대해서는 법원 판결 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김씨에 대해서는 “입시전형관리위원회에서 입학 불허 처분을 내려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순천=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