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조선인 도운 日 변호사 위인전 쓴 임현우군, 대학 사학과 입학
입력 2013-03-05 19:46
임현우(19)군은 고등학교 3학년이던 지난해 일본인 후세 다츠시(布施 辰治·1880∼1953)에 관한 위인전을 썼다. 후세 다츠시는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을 도운 일본인 변호사다. 임군은 고교 때 늘 역사책을 끼고 살았고, 야간 자율학습도 하지 않았다. 방과 후엔 집에서 책을 읽거나 글을 썼다. 주변에서는 임군의 대학 진학을 걱정했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임군은 올해 당당히 경희대학교 사학과 신입생이 됐다. 내신 대신 학생의 특기와 잠재력을 평가하는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서다.
임군은 고교 1학년이던 2010년 우연히 후세 다츠시에 관한 TV 다큐멘터리를 접한 뒤 가슴이 뛰었다. 이후 자료를 찾아가며 국한문 혼용체로 ‘우리 변호사 후세 다츠시’라는 위인전을 썼다. 경희대 관계자는 “위인전은 일반인이 읽기 어려울 정도로 내공이 만만치 않았다”며 “자신의 관심 분야를 즐길 줄 알 뿐만 아니라 자격증도 따는 등 상당한 성과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고교 1학년 때부터 일찌감치 ‘역사학’을 전공해야겠다고 생각한 임군은 한자능력검정시험 1급을 따기도 했다. 겨울방학 동안 친구들이 선행학습에 몰두할 때 임군은 얼굴에 안면마비가 올 정도로 한자 공부에 몰두했다. 임군은 5일 “역사학이 좋아서 시작했던 일”이라며 “입학 후에는 언어와 철학을 함께 공부해 역사의 저변을 넓히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