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父子 대통령 탄생 가능성… 초대 대통령 아들 케냐타, 대선 개표서 우세
입력 2013-03-06 00:27
케냐 대통령 선거가 일부 폭력사태 속에서도 뜨거운 참여 열기를 보인 가운데 케냐 사상 최초로 부자(父子) 대통령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비교적 순조롭게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후루 케냐타(51) 부총리가 라일라 오딩가(68) 총리에 10% 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냐타 후보의 아버지는 ‘케냐의 국부’로 알려진 조오모 케냐타 초대 대통령으로 종신 대통령에 올라 사망할 때까지 14년간 신생독립국 케냐를 통치했다. 케냐타와 양자대결 구도를 벌이고 있는 오딩가 후보가 패배할 경우 아버지 자라모기 오딩가에 이어 2대째 대선에서 케냐타 집안에 대통령 자리를 내주게 된다.
하지만 케냐타가 ‘가업’을 잇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2007년 대선 직후 폭력사태를 주도했던 전력이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당시 부정선거 의혹으로 부족 간 유혈충돌이 벌어져 1200여명이 숨졌고, 케냐타는 이 일로 국제사법재판소에 기소된 상태다. 개정된 헌법에 따른 복잡한 당선 규정도 커다란 변수다.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는 전체 유효투표의 과반 득표와 함께 전국 47개 카운티의 절반 이상에서 최소 25%의 득표를 해야 한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동아프리카의 전략적 요충지인 케냐에 반서방 성향의 케냐타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