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불편한 진실… 베이비부머 100만원 내고 283만원 받을 때 자녀 세대는 119만원 받는다

입력 2013-03-05 18:36


막 은퇴한 베이비부머와 자녀의 국민연금 수익률은 두 배 이상 벌어질 전망이다. 부모가 보험료 100만원을 적립해 283만원을 받고 있다면, 자녀는 같은 돈 100만원을 내고 노후에 119만원 정도밖에 돌려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자녀세대 역시 낸 돈보다 많이 돌려받아 손해는 아니지만 수익률은 부모세대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소 원종욱 미래사회연구센터장은 5일 인구전략연구소 개소 기념세미나 발표문 ‘인구변동과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국민연금의 세대간 수익률이 두 배 이상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도입 초창기인 1990년 가입자(20년 기준)는 적립한 보험료의 2.83배를 연금으로 돌려받아, 적립 보험료의 1.19배만 돌려받는 자녀세대(2010년 가입 후 20년 유지한 경우)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을 기록했다. 가입기간이 30년으로 긴 부모세대는 수익이 2.17배로 다소 낮았으나 여전히 같은 조건(30년 가입)의 자녀(1.17배)보다 높았다.

건강보험의 경우에도 세대간 격차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전체 인구의 11.1%에 불과한 노인인구(564만명)가 건강보험 지출액의 34.2%(11조8000억원)를 쓰고 있다. 원 센터장은 “현재 수준으로 의료비를 통제할 경우 현 세대가 노인이 되는 시점에는 노인인구 1%가 건강보험 지출액의 2% 정도를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복지제도 유형은 스웨덴 같은 북유럽형이 아니라 그리스 등 남유럽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고령화 속도가 느리고 고용률이 높은 북유럽과 달리 한국은 빠른 고령화 속도, 높은 자영업 비중, 퇴직연금 등의 낮은 비중, 낮은 고용률이 남유럽과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복지제도 개혁의 교훈은 북유럽 대신 남유럽 쪽에서 찾기 쉽다는 뜻이다.

2050년 우리나라의 복지지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5.9%(2011년 8.1%), 이 중 노인 대상 지출은 63.7%(2011년 46.4%)까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