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이번엔 염소가스 누출… 160여명 병원서 치료 받아
입력 2013-03-05 22:20
경북 구미공단 내 한 화공약품 제조 업체에서 5일 염소가스가 누출돼 직원 1명이 치료받고 있으며 인근 공장 직원, 주민 등 160여명도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최근 6개월 사이 구미와 상주 등 경북지역에서 유해 화학물질 누출사고 4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공단 인근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5일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0분쯤 구미동단 내 구미케미칼에서 송풍기 고장으로 염소가스가 누출됐다. 이 사고로 직원 서모(35)씨가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구미 순천향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 중이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근 공장 직원과 주민 등 166명도 가벼운 치료를 받았다. 사고가 나자 공장 측은 오전 9시6분 밸브를 차단해 가스 추가 누출을 막았다.
사고 당시 공장 내부에 있던 염소는 액체 상태에서 1ℓ였으나 기화되면서 400ℓ로 증가했다. 해당 업체 측은 이 가운데 50ℓ 정도가 외부로 유출되고 나머지는 정화시설을 거쳐 처리됐다고 밝혔다. 이 업체 손종만 이사는 “밸브를 통해 탱크로리에 든 액체 염소를 옮기는 과정에서 전기적인 문제로 송풍기가 고장나 역류하면서 누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환경 당국은 인근 공장 직원과 주민 등 400여명을 대피시키고 위험 반경 500m 안의 교통을 전면 통제한 채 피해 상황을 파악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사고 발생 2시간 뒤인 오전 10시50분부터 11시20분까지 공장 내부와 외부 4곳에서 염소를 측정했으나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와 과실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자극적 냄새가 나는 황색의 염소가스는 살균제나 표백제의 원료로 쓰인다. 공기 중에 미량이라도 눈, 코, 목의 점막에 닿으면 피부나 살이 짓무르는 등 독성이 강하다.
구미=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