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아픔, 복음만이 치유 가능”… 조용기목사 등 방문단 日 아라하마서 기도회
입력 2013-03-05 18:28
한때 1만여명의 주민이 살았던 일본 동북부 미야기현의 작은 어촌도시 아라하마는 여전히 폐허 상태였다. 흔적만 남은 집터에는 언젠가 꼭 돌아오겠다는 뜻으로 집주인이 남긴 노란 리본만 펄럭이고 있었다. 3층까지 물에 잠겼던 아라하마 초등학교는 잔해더미가 널린 가운데 인적 없이 방치돼 있었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와 제자교회 목사들, 순복음 광주 송파 교회 성도 등 100여명의 한국교회 방문단은 5일 아라하마시 후카누마 해변을 찾아 위로와 격려의 합심기도를 드렸다. 방문단은 6일 센다이 국제센터에서 열리는 ‘2013 동북 치유 대성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입국했다.
기도를 드린 해변은 2011년 3월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진도 8.9의 강진과 그에 이은 10m 높이의 쓰나미가 덮치기 전에는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던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흙먼지와 건물잔해만 나뒹구는 황량한 곳으로 변했다.
조 원로목사는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복구 노력을 격려하면서 “이제 일본은 하나님께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한 뒤 “인류 역사를 보면 인간이 하나님을 떠났을 때 큰 재앙이 왔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미야기선교네트워크 대표인 오토모 유키가즈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가지고 도와주고 기도해주고 사랑을 보내준 한국 교회에 감사드린다”며 “물질적 도움도 중요하지만 일본에서 복음 전도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더 열심으로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진해일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배우라고 알려주신 교훈이자 일본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의 채찍”이라며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충만하게 임해주실 것을 믿는다”고 기도했다. 성도들은 “아멘”으로 화답하며 일본 땅에 뜨거운 복음이 전해져 축복받기를 합심 기도했다.
동북부 지진 이후 2년이 지났지만 피해지역 중 80%가량은 복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아라하마시뿐 아니라 미아기현의 관문 역할을 하는 센다이국제공항 주변도 마찬가지였다.
쓰나미로 시설 전체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던 공항은 복구돼 기능이 정상화됐지만 공항이 위치한 나토리시의 중심가와 주택가는 허허벌판인 채로 남아 있었다. 콘크리트나 철골조로 지은 일부 건물이 보였지만 창문과 문짝이 떨어져나간 채 방치돼 있을 뿐 사람은 살지 않았다. 한번도 쓰나미 피해를 입은 적 없던 이 도시에는 당시 건물 3층 높이의 해일이 덮쳐 1000명 가까운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 가와카미 나오야 센다이시민교회 목사는 “살아남은 주민들은 대부분 내륙 쪽 임시주택에 거주하고 있다”면서 “일부 주민은 돌아오고 싶어 하지만 지진해일에 대한 방비책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당국에서는 거주를 불허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라하마=송세영 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