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3부)] 수출 1위 품목 비중… 韓, 전자 32% 육박 vs 獨, 기계 20%도 안돼
입력 2013-03-05 18:17 수정 2013-03-05 14:43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호령하던 핀란드 기업 노키아는 2000년대 말 애플사 아이폰의 등장과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속절없이 추락했다.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했던 노키아의 부진으로 핀란드 경제 역시 한때 크게 흔들렸다. 대기업, 특히 전기·전자, 자동차 등 특정 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기술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거나 외부 충격으로 인해 주력 품목 수출이 급락한다면 국가경쟁력도 순식간에 내리막길을 걸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특정 품목에 집중되지 않고 균형 잡힌 수출구조를 가지고 있는 독일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5일 내놓은 ‘한국과 독일의 수출산업 구조 비교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의 주력수출 품목은 자동차(19.7%), 기계(19.9%), 전기·전자(18.2%), 석유화학(16.2%) 등으로 고르게 분포돼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석유 및 석유화학 수출 비중이 각각 10% 수준까지 성장했으나 전기·전자 제품이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1.7%에 달해 대조적이다. 수출품목 다변화지수 역시 우리나라가 7.5로 독일 9.3보다 낮다.
또 2011년 독일의 수출상위 10대 품목의 수출액이 전체 수출액의 17.3%를 기록한 반면 우리나라는 상위 10개 품목의 비중이 독일의 배 이상인 38.8%를 차지했다. 수출상위 품목을 100개로 확대하면 우리나라의 이들 상품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71.3%, 독일은 41.9%로 더욱 극심한 격차를 보인다.
연구원은 독일의 주력 수출 산업의 다변화와 함께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주목했다. 고부가가치 상품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중소기업 역시 독일 경제의 단단한 뿌리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제조업 부문 수출을 분석한 결과 독일 중소기업은 전기장비가 23.3%로 가장 높았으며 이외에도 금속 가공품(12.7%), 정밀광학기기(6.0%) 등의 수출비중이 우리나라보다 높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저부가가치 부문인 섬유(8.6%), 의류(10.6%)의 수출 비중이 높았으며 수출 주력형 중소기업 중 고부가형 중소기업은 26.7%에 불과했다.
현대경제연구원 백다미 연구원은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총 수출 품목을 다변화해야 한다”면서 “상대적으로 수출 비중이 낮은 철강과 기계 부문의 수출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국가적 차원의 수출 기반 강화를 위해 중견·중소기업의 동반 육성이 중요하다”며 “독일의 히든챔피언과 같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맞춤형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