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값 올렸던 삼립, 여론 압박에 ‘백기’… 정부 강경방침에 철회
입력 2013-03-06 00:29
SPC 계열사인 삼립식품이 빵값을 인상했다가 정부와 여론의 압박으로 이를 철회했다.
삼립식품은 지난달 21일 단행한 빵값 인상을 철회한다고 5일 밝혔다. 삼립식품은 지난달 21일 전체 빵류 466종 중 66종의 제품 가격을 평균 2.45% 인상했다. ‘초코롤케익’ ‘48시간 밀크요팡’ 등 800원 제품 54종은 900원으로, ‘행복가득 꿀카스테라’ ‘행복가득 밤맛만쥬’ 등 2600원 제품 12종은 280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삼립은 중량 등 내용물 변화 없이 포장과 제품명만 바꾸는 방식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업계 관행을 되풀이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삼립식품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5%에 그치는 등 어려운 경영 상황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면서도 “경기침체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가격 인상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립식품은 인상된 가격으로 대리점에 출고된 제품에 대해 인상분을 절차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다.
삼립의 가격 인상 철회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이 가공식품 업체의 편법 가격 인상에 강력 대처키로 하는 등 정부가 강경한 자세를 보이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밀가루 가격이 이미 인상된 상태여서 관련 제품의 가격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제빵 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검토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원래는 밀가루값 인상 시기와 맞물려 인상을 검토했으나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적 여론 등을 고려해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미 지난달부터 가격이 인상된 밀가루를 공급받아 사용 중이고, 파리바게뜨 일부 매장은 1월 1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리는 등 가격 인상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파리바게뜨의 경우 권장가격은 본사가 책정하지만 최종 판매가격은 점주가 결정한다.
라면, 제과 업체들도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에 따라선 연쇄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