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승부조작, 사실일까… ‘연루 감독 전면부인’ KBL 진상조사

입력 2013-03-05 17:43

프로농구계가 현직 감독의 승부조작 혐의로 폭풍전야의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경기도 의정부지검 형사 5부가 최근 프로농구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브로커 C씨를 구속하고 현직 사령탑인 K감독을 조만간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자 프로농구연맹(KBL)은 5일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진상 파악에 즉각 착수했다.

프로농구 승부조작은 2년 전쯤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K감독은 경기 중 주전 선수들을 빼는 방식으로 승부를 조작했으며, 그 대가로 브로커로부터 3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K감독에게 전달한 금액의 일부를 받아 스포츠토토를 구입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KBL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진상 규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수사 결과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감독의 비리가 곧바로 확인되면 사안이 중대한 만큼 총재가 직권으로 제재를 가할 가능성도 있다.

해당 구단 관계자는 “승부조작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구단 공식 입장도 정해질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구단은 이날 K감독 본인을 불러 의혹이 불거진 경위와 범죄 정황의 사실관계 등을 추궁했다. K감독은 구단 조사에서 “승부조작 제안을 받았거나 돈을 받고 경기 결과를 조작한 적이 없다”며 “필요한 내용은 검찰에서 이야기하겠다. 빠른 시간 안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프로농구는 ‘고의 패배’ 의혹으로 팬들의 시선이 싸늘해진 가운데 승부조작 파문까지 불거져 흥행에 비상이 걸렸다. 프로농구에서 금품을 둘러싸고 승부조작 파문이 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감독의 승부조작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2011년 프로축구, 지난해 프로야구와 프로배구에 이어 국내 4대 프로 스포츠가 모두 승부조작에 휘말리는 불명예를 기록하게 된다. 특히 프로 스포츠에서 감독이 직접 승부조작을 시도한 첫 사례가 돼 충격파가 더욱 클 전망이다.

한편 의정부지검 형사5부는 이날 프로농구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된 브로커 C씨를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전날 C씨를 밤샘 조사한 데 이어 이날 오전 보강 조사했다.

검찰은 C씨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돈을 받은 의혹이 있는 K감독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K감독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C씨가 돈을 전달한 시기 해당 구단의 경기 영상을 확보, 실제 승부조작이 이뤄졌지는 등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단 수사대상을 C씨와 K 감독으로 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K감독의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승부조작에 가담한 감독이나 선수가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