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정부 현실화] ‘임시’ 출입증 달고 출근하는 靑비서관들
입력 2013-03-05 22:12
청와대 비서진은 9일째 예측 불가능한 상태로 업무를 보고 있다. 임명장을 받지 못한 직원들이 내정자 신분으로 출근하는 가운데 인선을 둘러싼 혼선과 잡음까지 불거지고 있다.
새로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비서관 및 행정관들은 ‘임’이라고 적힌 출입증을 가슴팍에 달고 청와대를 출입한다. ‘임시출입증’이라는 의미다. 매일 방문증을 발급받는 직원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5일 “우리는 아직 임시직이다. 언제 다른 사람으로 교체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새 정부 안팎이 너무 어수선해 업무에 집중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는 문제 못지않게 청와대 인선이 미뤄지는 배경에도 복잡한 사정이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인선 관련 ‘파워게임’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홍보수석실 홍보기획비서관에 내정된 이종원 전 조선일보 부국장은 뚜렷한 설명 없이 지난달 26일부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비서관 직급에 불만을 품었다는 정도만 알려졌다. 정무수석실 사회안전비서관 자리를 두고 경찰청 인사들이 경쟁을 벌였다는 의혹이 나오거나, 내정이 철회된 것으로 전해졌던 민정수석실 이중희 민정비서관이 다시 출근하는 등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는 최근 공석이었던 민정수석실 민원비서관에 임종훈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행정실장을 내정했다. 또 국가안보실 정보융합비서관에 서용석 전 대통령실 정보분석비서관을, 고용복지수석실 보건복지비서관과 고용노사비서관에 각각 김원종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과 한창훈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을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 교육문화수석실 문화체육비서관·관광진흥비서관, 고용복지수석실 여성가족비서관 등은 여전히 내정됐다는 얘기가 없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