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에 126조원 쏟아붓는 中… 전인대 개막 업무보고

입력 2013-03-05 17:58


중국이 5일 안정 성장 속에 경제 구조를 조정함으로써 종합 국력을 강화한다는 국정운영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는 7.5%로 잡았고 국방예산은 지난해보다 10.7% 증가한 7201억6800만 위안(약 126조원)으로 책정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 1차회의 개막일인 이날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발표했다.

◇국방예산 두 자릿수 증가율=중국은 올해도 국방예산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함으로써 국방예산 증가폭은 1989년 이후 2010년(7.5%) 한 차례만 빼고 줄곧 10% 이상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10년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와 2011년 국방예산은 각각 6702억7400만 위안(증가율 11.2%), 6026억7000만 위안(12.7%)이었다.

미국이 시퀘스트(연방정부의 재정 자동감축)에 따라 올해 최대 460억 달러(약 50조원)를 삭감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양국 간 국방비 격차는 더욱 줄게 됐다. 더욱이 중국은 국방비를 우주개발 예산 등에 숨기고 있어 실제 국방비는 공식 발표된 예산의 2배 이상 될 것으로 서방 군사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이 지속적으로 국방비를 증액하고 있는 것은 군사력 강화를 통해 대국 행보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동시에 해상 영토분쟁에 따른 주변국과의 갈등에 대비하는 측면도 있다. 이뿐 아니라 일본도 올해 방위비 예산을 11년 만에 늘려 주변국들의 군비 경쟁을 촉발할 우려가 제기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의 올해 국내치안 예산은 국방비보다 많은 7691억 위안(약 134조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보다 8.7% 증가한 것으로 치안예산이 3년 연속 국방비를 넘어섰다. 공산당 일당 체제를 유지하는 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는 의미로 일반치안 업무 외에 소수민족의 반발 움직임을 막는 데도 상당한 예산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 성장 속에 새로운 발전 전략=국내총생산(GDP) 성장률 7.5%는 전년 목표와 같은 수준으로 안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마지노선일 뿐 경제 여건에 따라 이보다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수도 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7.8%였다. 연간 성장률이 8% 이하로 떨어진 것은 1999년 7.6%를 기록한 뒤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원 총리는 “성장률 목표 7.5%는 경제발전 방식을 서둘러 전환시키고 경제 구조를 조정해 성장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도시화와 산업 고도화를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5% 정도로 유지하고, 도시 신규 취업자 수를 900만명 이상으로 늘려 도시 실업률을 4.6% 이내로 낮추기로 했다. 적극적 재정 정책도 계속 시행하기로 했다. 올해 재정 적자는 전년 대비 4000억 위안 증가한 1조2000억 위안으로 정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