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3부)] “수출품목 편중 한국, 外風에 취약… 균형잡힌 독일 모델로 바뀌어야”
입력 2013-03-05 18:39
일부 품목에 편중돼 있는 우리나라의 수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대기업 위주 수출에서 벗어나 중견·중소기업의 수출을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 수출은 전기·전자(31.7%), 자동차(12.9%) 등에 집중돼 있다. 대기업의 수출 비중은 2011년 기준으로 70%에 육박하는 등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반면 중견·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은 2001년 42.9%에서 33%로 감소했다.
한국무역협회 장상식 연구위원은 5일 “우리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분야에 집중한 결과 수출 품목 편중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 같은 수출 구조는 평시에는 문제가 없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등 외부 충격에 핵심 수출 품목이 큰 타격을 받아 경제 전반이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이전 20% 후반에 머물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은 2011년 49.5%(재화 수출액 기준)로 높아진 상황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수출 주력 상품이 기술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거나 글로벌 경기침체 등 외부 충격을 받으면 크게 휘청거리는 취약성도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균형 있는 수출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수출이 GDP 43%(2011년)를 차지해 수출 의존도가 우리나라와 비슷한 독일의 경우 균형 잡힌 수출 구조를 갖고 있다. 자동차(19.7%), 기계(19.9%), 전기·전자(18.2%), 석유화학(16.2%) 등 주요 수출 품목의 비중이 고르다. 한국과 독일 모두 10대 주력 수출 품목이 대기업 중심의 품목으로 구성돼 있지만 한국의 경우 수출 상위 10대 품목 의존도가 38.8%로 높은 데 반해 독일은 17.3%에 불과하다.
안정된 수출 구조는 외부 상황 변화와 관계없이 수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근간이 되고 있다. 2000년 이후 기존 수출 강국이던 미국은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에서 3.8% 포인트, 일본은 2.7% 포인트 하락했으나 독일은 0.2% 포인트 상승했다.
현대경제연구원 백다미 연구원은 “대기업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반해 글로벌 강소 중소·중견기업이 매우 적다는 게 한국 무역의 약점”이라며 “독일처럼 장기적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려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 능력 배양,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기술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