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선교 환경… 정치 상황·치안 불안, 근본주의 세력 부상 ‘우려’
입력 2013-03-05 17:15
이슬람 지역은 여전히 복음의 불모지다. ‘아랍의 봄’ 이후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예멘의 독재자가 권좌에서 축출되는 등 정치 환경은 급격히 변했지만 선교 전망은 밝지 않다. 철권통치가 막을 내린 국가에서 이슬람 근본주의 정치세력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화를 요구한 무슬림 사이에서도 코란을 바탕으로 한 이슬람법인 샤리아가 지배하는 사회를 바라는 경향이 감지되고 있다. 한 선교사는 “시민혁명 이후 정권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외국인 집단을 솎아내 추방하는 경향까지 보이는 이슬람 국가들이 늘고 있다”며 “최근 리비아에서 불법 선교 혐의로 한국인을 포함해 4명이 체포된 것도 이 같은 측면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존의 위협이 큰 만큼 이슬람권 선교사 수는 다른 지역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5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동·북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한국 선교사는 6.3%에 그쳤다. 여기에는 이슬람 선교에 아무리 투자를 많이 해도 가시적인 성과를 쉽게 얻지 못한다는 특수한 성격이 작용한다. 현지 개종자의 사진 한 장 쉽게 공개할 수 없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라’는 성경 구절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희망을 놓쳐서는 안 된다. 한국인터서브선교회 대표 박준범 선교사는 “SNS 등을 통해 다른 문화나 진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큰 젊은층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들은 세계화된 세대라는 점에서 부모 세대와 확실히 다른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체류 중인 무슬림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야 한다. 이들이 자신의 국가에 돌아가 복음을 전하도록 하지는 못하더라도 가족과 친구들에게 기독교의 긍정적인 면을 설명해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 한국프론티어스선교회 박이사야 선교사는 “선교사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의 수많은 무슬림들이 근로자, 대학생 등으로 국내에 들어와 있다”며 “이들을 무조건 잠재적 선교 대상으로만 볼 게 아니라 기독교의 선한 영향력에 스스로 빠져들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했다.
김경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