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이어 블루·스칼렛 레드… 화사한 컬러 ‘유행예감’
입력 2013-03-05 17:12
뉴욕 패션 위크 참가 디자이너 3인의 올봄 패션 제안
3월이다. 한반도의 겨울이 길어져 이달 중순까지 춥겠다는 기상청 예보가 있었다. 하지만 겨우내 칼바람을 막아줬던 두툼한 다운재킷이 무겁게 느껴지고 있다. 그만큼 봄이 우리에게 성큼 다가서고 있기 때문이리라. 지난 2월초 미국 뉴욕 링컨센터 더 스테이지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로 열린 ‘컨셉코리아 F/W 2013’ 참가 디자이너들에게 올봄을 위한 패션 아이템을 추천 받았다. ‘한국의 문화가 흐르다(流, Rhythm of Korea)’를 주제로 펼쳐진 런웨이 패션쇼를 본 뉴욕 패션 위크의 창시자 펀 말리스는 “한국의 패션은 해를 거듭할수록 상상 이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크게 감탄했다고 한다. 세계적인 뉴욕패션위크에 참가해 한국 패션을 소개한 이상봉, 손정완, 최복호, 세 디자이너가 본보 독자들을 위해 추천한 봄옷을 소개한다.
◇ 이상봉=올봄에는 뉴미니멀리즘이 뜬다. 기존의 미니멀리즘에서 벗어나 새롭게 시도되는 뉴 미니멀리즘은 꾸틔르(고급맞춤복)적인 조형미를 만나 현대적이고 도시적인 감성으로 재해석된다. 모더니티의 강세로 흰색과 검정이 중요한 색상으로 제안되며, 스칼렛 레드, 사파이어 블루, 에메랄드 그린 등의 화사한 컬러와 쥬얼리 느낌의 밝게 빛나는 색상이 유행한다. 형광빛을 띠는 네온 빛의 라임, 옐로우 등은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날씨 때문에 옷 입기가 까다로울 때 베스트가 여러모로 요긴하다. 트렌드 컬러인 푸른색의 케이프형 베스트를 한 벌 마련할 것을 권하고 싶다. 지금부터 여름까지 멋스럽게 입을 수 있어 경제적이면서도 멋스런 아이템이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약간 도톰한 니트와 원피스 위에 레이어드(겹쳐입기) 해서 입으면 여성스러움을 연출할 수 있다. 기장이 짧은 스키니 팬츠를 같이 입으면 캐주얼함도 즐길 수 있다. 여름에는 겉옷으로 입어도 된다. 흰색을 같이 입으면 산뜻하고, 오렌지, 사파이어블루, 형광빛이 도는 라임 옐로우와도 잘 어울린다.
◇ 손정완=올봄은 1950년대의 모던한 모드를 미래적으로 해석한 퓨처리스틱 레트로(Futuristic Retro)가 강세다. 와플 등 다소 거친 텍스처(질감)의 소재와 함께 부드러운 촉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친스 처리한 소재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색상은 흰색을 기본으로 페일(창백)한 느낌과 뉴트럴컬러(neutral color·무채색)를 바탕으로 색 자체가 태양 아래서 빛나는 듯한 휘발성 컬러들이 주를 이룬다.
우산 모양의 엄브렐러 스커트와 구조적 재킷, 트렌치코트가 대표적 아이템으로 꼽힌다. 이맘때 입기는 트렌치코트가 제격이다. 가볍고 소프트한 소재와 다소 거친 텍스처의 니트 소재를 블로킹(Blocking·구획)해 자연스럽게 표현한, 무릎길이의 트렌치코트를 추천한다. 색상은 아이보리색, 또는 체리나 오렌지색 등 브라이트한 포스터 컬러(밝은 불투명색)를 눈여겨보라. 아이보리색 트렌치에는 뉴트럴 계열, 체리나 오렌지색에는 민트나 옐로우 판탈롱 또는 크롭츠팬츠를 같이 입어보자. 올봄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색상을 같이 입는 것이 유행이다.
◇ 최복호=올봄에도 패션에는 복고바람이 불고 있다. 디자인은 물론 패턴에도 복고바람이다. 그 중 눈여겨봐야 할 것은 기하학적 그래픽 문양이다. 올봄의 그래픽 문양은 팝아트영향을 받아 대담하고 마음껏 화려해질 전망이다. 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색상과 다른 소재를 조합한 꼴라쥬 기법도 눈에 띈다.
파랑 노랑 등 봄다운 화려한 컬러의 그래픽 패턴에 누빔이 들어 있어 변덕스런 봄 날씨에도 끄떡없는 롱재킷을 추천하고 싶다. 롱재킷은 어떤 옷과도 잘 어울린다. 원피스, 스커트나 바지와 블라우스 또는 니트와 입으면 정장차림이 된다. 미니스커트와 티셔츠를 입으면 발랄한 느낌이 강조된다. 청바지와도 멋스럽게 어울린다.
바탕색상이나 그래픽 문양 색상 중 한 가지 색의 옷과 입으면 안정감이 느껴지는 차림이 될 것이다. 좀더 화려한 느낌을 줄기고 싶다면 바탕색상과 보색을 골라보자. 색상과 패턴 매치에 자신이 있다면 화려한 그래픽 패턴이나 꽃무늬와 같이 입어도 멋스럽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