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이영훈] 삶의 질
입력 2013-03-05 18:16
세계적 투자자문기업인 ‘머서’(www.mercer.com)는 해마다 전 세계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각종 부문에서 순위를 매긴다. 이 회사 분석에 따르면 2012년 현재 전 세계 221개의 주요 도시 중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에서 5위는 오스트리아의 빈, 스위스의 취리히,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독일의 뮌헨, 캐나다의 밴쿠버이다. 미국에서 ‘최고 성적’을 올린 곳은 하와이의 호놀룰루(28위)이고,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25위), 일본의 도쿄(44위), 홍콩(70위) 그리고 우리나라의 서울(75위), 이어서 대만의 타이베이(85위), 중국의 상하이(95위) 등이 100위 안에 들었다.
물론 이 순위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지표가 전 세계 투자가들의 사업과 투자를 위한 기초자료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그 내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성화에 동참하는 교회
우리 국민이 생각하는 우리의 삶의 질은 얼마나 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계층별, 직업별, 성별, 연령별, 지역별로 달라질 것이다. 특히 요즘 들어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대로 우리 사회의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면 우리의 삶에 대한 평가가 어느 하나로 수렴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삶의 질이 꼭 경제적 지표로만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J S 밀의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는 말과 같이 물질적인 풍요가 윤리, 문화, 정신적인 풍요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물질만능주의가 세상을 뒤덮게 될 것이다. 또한 인류 전체와 대자연의 존재의 의미를 밝혀주는 정신적 영적 부흥이 밑받침되지 않는 사회나 국가는 조난당한 선박처럼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상실한 채 표류하고 말 것이다.
우리 사회의 삶의 질이 높아져 가고 있는 반가운 소식 하나가 있다. 지난해 3월 1일 서울시 서초구가 국민 다수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전국 최초로 강남대로를 금연거리로 정하고 단속한 지 1년 만에 금연구역 흡연자가 90%가량 준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구는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금연구역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규제는 충분히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공익적 성격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일찍이 감리교 창시자 요한 웨슬리는 개인구원에 초점을 맞춘 개인적 성화와 함께 사회 변화를 가져오는 사회적 성화를 강조한 바 있다. 한국교회는 ‘사회적 성화(聖化)’를 이루기 위해 지자체의 이러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류 판매 구역을 제한하고, 담배 및 주류 소비세를 인상하고, 영상 매체의 시청 등급을 세분화하고 감시하는 일,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동참하고,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운동 등 사회적 요청에 참여할 수 있다.
소외계층 사랑실천 운동 나서야
뿐만 아니라 교회가 더욱 적극적으로 사회적 성화를 이루기 위해 소외된 계층(장애인, 다문화가정,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중증환자 등)을 향한 사랑실천 운동에 나서야 한다. 우리는 200만 외국인 거주 다문화 시대에 살고 있다. 특별히 이들 중 동남아에서 온 많은 근로자들과 시집 온 자매들이 언어 소통의 불편함과 함께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이들에게 다가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베풀고 그들의 어려움을 돌봐주어야 한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 출산율로 인해 한국 노동시장 붕괴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회마다 적극적인 출산장려운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난과 굶주림으로 고통 가운데 있는 북한의 이천만 동포들과 수많은 탈북자 그리고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근본적인 섬김과 나눔의 사랑실천 운동을 해나가야 한다.
이 같은 사회적 성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은 삶의 질을 한층 높여 온 국민 행복시대를 열어갈 것이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