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구하려다 숨진 아버지 뜻 이어 ‘바다 사나이’ 길로… 故 김주현 항해사 아들 김원년씨
입력 2013-03-04 19:31
“아버지가 못 이루신 선장의 꿈을 제가 꼭 이루고 싶습니다.”
지난해 7월 동료 선원을 구하려다 숨진 김주현 1등 항해사의 아들 김원년(30)씨가 아버지의 꿈을 이루기 위해 5일 부산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외항상선 3급 해기사 양성 과정’(오션 폴리텍)에 입교한다.
김 항해사는 지난해 7월 하나마린사의 화학제품 운반선 ‘켐하나호’에서 근무하던 중 가스 질식으로 목숨을 잃었다. 당시 그는 빈 가스탱크를 청소하다 의식을 잃은 미얀마인 선원을 구하려고 탱크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
아버지의 죽음은 부산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노무사 자격 시험을 준비하던 김씨가 진로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김씨는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신 뒤 생전에 ‘기회가 되면 해기사를 해봐라’고 말씀하시던 게 떠올랐다”며 “장례를 마친 뒤 진로를 고민하다 해기사 도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대를 이어 ‘바다사나이’를 선택한 김씨는 아버지가 펼치지 못한 선장의 꿈을 반드시 성취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번 오션 폴리텍 과정에는 김씨를 포함, 모두 163명이 입교해 바다에서 새로운 꿈을 펼친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